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16일 정부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는 농업계 전반의 의견을 심도 있게 수렴하고 연구할 부분이다. 국회에 농협개혁특위를 발족하자고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협법 입법예고안 평가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나라 농협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일선 조합중심이 아닌 중앙중심주의라는 것”이라며 “(일선) 조합이 자정능력을 갖고 성장해나가 힘이 강해져야 중앙 독주체제가 끝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합들이 경제사업 위주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농협개혁 문제는 어떻게 일선 조합들을 강화해 나갈 것인지가 항상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개정안을 보면 그런 게(조합이) 중심에 있지 않고 역시 중앙회와 지주회사에 관한 것이 주요 논점으로 되고 있다”고 농협의 구조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 위주로 편성하기 위해서 큰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가야 하는가, 그 계획들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경제지주 출범 만 4년이 됐고, 경제지주로 분리됨으로 인해 여러 회사로 분화됐다. 지주회사 임원들은 굉장히 고령이고, 직원들은 엄청 늘었지만 그에 비해 지주회사 사업성과는 나왔나, 그렇지 않다”고 중앙회 체제를 꼬집었다.
이어 “농협 경제사업활성화 투자계획의 전면 재수립을 위해 당초 5조원에 달하는 투자계획은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수립됐다고 볼 수 있어 투자계획을 일선조합과 함께 재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민단체, 농민조합원, 지역조합장 등은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입법예고한 농협법 개정안에 대해 회원 조합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내용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개정안은 농협중앙회 및 경제지주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일선조합을 경제사업과 조합원 중심으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진도 좋은농협 운동본부 상임대표는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을 완전 이관하고 비사업적 기능에 충실하는 것은 맞지만 거대 지주회사인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을 이관한다고 비사업적인 기능만을 담당하는 본래의 중앙회로 환골탈태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협중앙회가 지주회사로 있으면서 비사업적 기능만을 수행한다는 것은 누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라며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을 위해 봉사하는 체제로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가운데 중앙회의 경제사업권한을 경제지주회사로 이관하는 것은 문제를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농협 본연의 기능인 경제사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