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던 서점가 3년 만에 반등… “소설이 살렸다”

입력 2016-06-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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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베스트셀러 순위.

지난 3년간 줄곧 감소했던 도서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설 분야의 성장세가 반등을 이끌어 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책을 읽는 시간이 10분을 넘는 한국인은 9.7%에 그쳤다. 1인당 평균 독서 시간도 9분(1999년)에서 6분으로 줄었다. 독자들의 독서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면서 도서 판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교보문고와 예스24가 각각 발표한 상반기 도서 판매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기존 인기 저자의 후속작 출판과 ‘채식주의자’(한강 저)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등 희소식이 이어지면서 오랜만에 도서 시장이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는 14일 ‘2016년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을 통해 “2012년 이후 평균 4%가량 감소하던 도서 판매가 2% 상승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구매 패턴을 들여다보면 혜민 스님의 전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구매한 독자 중 27.9%가 후속작인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일본심리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를 구매한 독자 중 60.2%가 ‘미움받을 용기2’를 구매하는 등 전작 도서를 구매한 독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았다.

소설 분야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0.2%, 시·에세이 분야는 25.2%가 신장했다. 그중에서도 한국 소설은 30.9%의 신장률을 보이며 소설의 부흥을 이끌었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중진 작가들의 표절 논란으로 한국 문학이 부침을 겪었으나,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이 독자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신간 출간도 애독자층을 불러 모았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스테디셀러를 배출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 출간도 힘을 소설 분야의 부흥에 힘을 보탰다.

예스24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상반기 분석 자료에서도 소설 분야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특히 전통적으로 연초·연말(11월~1월), 여름 휴가철(7월)에 소설을 찾는 독자가 많았던 흐름에서 벗어나 3월부터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해 5월 62만권의 소설이 팔리며 최근 5년간 5월 평균 판매권수인 50만권을 훌쩍 넘어섰다. 예스24는 “국내소설의 인기는 김탁환, 정지돈, 김근희, 장강명 등 스타 작가의 출간 소식이 이어지며 당분간 지속될 것. 북유럽 소설의 인기도 여전하고, 해외 베스트셀러 작가의 출간도 예정돼 있다”라며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상반기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에선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순위 정상을 찍은 뒤 최근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2007년 출간된 뒤 맨부커 상을 받아 화제가 된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차지했다. ‘미움받을 용기’가 3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과 일본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6위, ‘라플라스의 마녀’는 7위에 올랐다. 도서정가제 이후 독자들이 책의 표지 디자인, 편집 등 소장 가치에도 관심을 가지며 인기를 끈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이 8위다. ‘지적, 대회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현실 너머 편’, ‘보통의 존재’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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