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충격이 본격화된 코스피 시장이 단박에 1900선 초반으로 밀려났다. 1800 중반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우리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 36조원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코스피는 27일 장 초반 1900선 초반으로 밀려났다. 이날 오전 10시 3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08포인트(0.66%) 내린 1912.56을 나타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39포인트(1.21%) 내린 1901.85로 출발한 뒤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렉시트 여파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해 글로벌 증시를 짓누른 것으로 분석된다.
브렉시트가 확정된 지난 24일 코스피는 장중 1900선이 무너졌다가 일부 낙폭을 회복해 3.09%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4.76%나 떨어졌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을 위해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했지만 증시 충격은 쉽게 완화되지 않는 모양새다. 국제유가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이 4.93%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시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777억원순매도를, 장초반 순매수에 집중했던 외국인은 매도로 전환해 549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기관만 2002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여 전체적으로는 111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날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주식에 투자된 영국계 자금은 36조원 규모다. 이는 전체 외국인 주식 투자액(433조9600억원)의 8.4%로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많다.
영국계 자금이 보유한 국내 상장 채권은 1조∼2조원 수준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97조원)의 1%대에 그쳐 미미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영국계 자금이 일단 주식을 일부 팔고 나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 들어온 영국계 자금은 지금까지 단기 투자 성향을 보여왔다.
금융투자업계는 브렉시트 결정 여파로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이 한 단계 낮아진 형태로 지루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의 향방이 박스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 노근환 연구원은 "향후 한국 주식시장 시나리오는 두 가지 정도"라며 "영국과 유럽연합(EU),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등 수많은 불확실성이 신흥시장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면 지난 금요일로 하락세가 완전하게 마무리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