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교가의 한 레스토랑에서 1일(현지시간) 저녁 발생한 무장 괴한의 인질극이 반나절 만에 종료됐다.
2일 영국 BBC와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특공대인 ‘긴급행동대대’(Rapid Action Battalion·RAB) 대원들이 오전 7시40분께 외국인 등이 인질로 붙잡힌 ‘홀리 아티잔 베이커리’ 레스토랑에 침투해 진압작전을 펼쳤으며 13명의 인질을 구출하고 6명의 무장괴한을 사살했다.
앞서 전날 오후 9시20분께 총기와 폭발물을 든 9명의 괴한이 해당 레스토랑에 침입해 종업원과 고객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이들을 인질로 잡았다. 인질극이 벌어진 레스토랑은 다카의 카타르대사관 인근에 있는 곳으로 외교관과 외국인이 자주 찾는 음식점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출동한 보안군과 경찰은 레스토랑 주변을 통제하고 무장 괴한들과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현지 경찰 최소 2명이 목숨을 잃고 30명이 다쳤다.
방글라데시 보안 당국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이번 테러에서 괴한들과 협상을 벌였지만, 진척이 없자 진압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방글라데시 RAB 사령관인 투힌 모하마드 마수드는 RAB의 진압작전이 수 시간 만에 끝났으며 인질 13명을 구출하고 무장 괴한 9명 중 6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괴한들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군 관계자는 구출된 인질 가운데 10명은 방글라데시인이고 3명은 외국인이라고 설명했다. 레스토랑 안에 있던 정확한 인질 수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외신마다 다른 보도를 내놓고 있다. AP통신은 인질 수가 외국인 20명을 포함한 35명이라고 전했고 블룸버그통신은 20명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인질 중에 이탈리아인 7명과 일본명 수명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질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출된 13명 외에 나머지 인질의 상황은 알려진 게 없다고 BBC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진압작전 결과 일본인 1명이 구출됐지만 다른 일본인 7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IS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으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IS는 이번 다카 인질극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이번 공격으로 24명을 죽이고 40명을 다치게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4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터키 이스탄불 공항의 테러도 IS 소행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IS가 ‘건국 2주년(6월29일)’이라는 명분으로 이스탄불 공항 테러에 이번 방글라데시 인질극까지 연쇄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IS는 지난해에도 자칭 건국 1주년을 앞둔 시점에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