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일본법인의 우보 부사장 겸 단말기 총괄 본부장은 4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에서 “스마트폰으로 다시 태어난 휴대전화와 달리, PC는 10년 이상 발전이 없었다. 스마트폰처럼 사용하기 편리한 PC를 만들면 사업 기회가 있다”며 화웨이의 일본 PC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화웨이는 화면 크기 12인치짜리 태블릿 PC ‘메이트북’ 등으로 침체된 일본 PC 시장을 리드할 계획이다. 메이트북은 키보드와 조합하면 노트북이 되고, 분리하면 태블릿 PC로도 사용할 수 있어 1석 2조 효과를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3위에 등극한 업체답게 소형화와 경량화 기술을 구사했다는 평가다. 메이트북은 무게 약 640g, 두께는 6.9mm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사용법과 디자인도 스마트폰을 의식했다. 화면 옆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해 손가락을 대면 빠른 속도로 화면이 뜬다.
최저 가격은 6만9800엔(세금 별도)으로 쓸모없는 기능을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 PC ‘서피스’ 등 경쟁 제품의 절반 가격을 실현했다. 대부분의 PC 제조업체와 달리 대만 EMS(전자기기 수탁제조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 개발에서 생산까지 자사에서 이뤄져 고객 요구를 반영하기 쉽다는 것도 화웨이만의 장점이다.
화웨이의 본업인 통신장비는 스웨덴 에릭슨과 함께 세계 2강이며, 기업용 서버에서도 세계 4위다. 그러나 PC 시장은 상황이 만만치가 않다. 특히 일본에서는 NEC와 후지쯔 등에 가로막혀 6위 이하에 머물고 있다.
일본 PC 시장은 지난해 약 17년 만에 판매 대수가 10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소니가 PC 사업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후지쯔와 도시바가 PC 사업을 통합할 정도로 일본 PC 시장은 경쟁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의 일본 PC 시장 진출이 성공을 거둘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MM종합연구소의 나카무라 나루키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통신장비업체로서 대형 통신사와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고, 스마트폰 시장에선 일본 국내 3위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PC 업체로서 접근하는 건 별개의 과제다.
사후 서비스도 문제다. 사용방법에 대한 문의나 고장 시 대응에서 일본 PC 제조업체는 전화 접수 등의 서비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쉽지 않다. 제아무리 세계 IT 기기 업계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 화웨이이지만 PC 시장에서도 살아 남아 중국 레노버그룹과 휴렛패커드, 델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문은 이 때문에 일본에서의 매출이 화웨이 PC 사업의 미래를 점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