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없는 정적인 사회에서는 운영 최적화가 조직의 목표였고 이를 효율(Efficiency)이라고 한다. 시간당 생산량을 극대화시키고 영업실적을 올리는 일이 경영의 목표였다. 지금까지 경영학의 주류는 이런 운영 관점에서 발달되어 왔다. 즉 반복된 일을 잘하자는 운영 관리에 치중했다. 그런데 사회는 점점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1960년대 포브스 100대 기업의 평균 생존율이 55년이었는데 지금은 10년으로 축소되었고, 앞으로 더욱더 축소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구조 변화가 일상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 변화를 혁신(Innovation)이라고 한다. 혁신은 강의 변화이고 새로운 길을 여는 일이다. 혁신의 기본 목표는 효과성(Effectiveness)이다.
효율과 혁신은 기업이라는 한 지붕 두 가족이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나의 조직이 동시에 효율과 혁신을 잘할 수 없다는 원칙을 창조성의 패러독스라 명명한 바 있다. 가장 혁신적이라고 믿고 있던 구글조차도 대부분의 혁신은 기업 외부에서 사 오고 있다. 효율은 조직 규모에 비례하나, 혁신은 반비례한다. 그러기에 스타트업이 혁신을 하면, 대기업이 이를 제값에 인수해 효율을 올린다. 대기업의 효율과 벤처의 혁신이 순환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세상은 효율과 혁신이라는 두 기운이 소용돌이치면서 흐르는 강과 강물의 관계와 같다. 구조를 바꾸는 혁신이 운영을 결정하나 운영은 구조 혁신를 촉발한다. 이러한 운영과 구조는 과거부터 거대 조직에서는 분리됐다. 군대는 군령(軍令)과 군정(軍政)이라는 구조를 담당하는 조직과 운영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분리된다. 검찰 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역할은 각각 검찰의 운영과 구조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운영과 혁신의 비중을 살펴보자. 19세기 이전에는 운영이 절대적인 농업의 정체된 사회였다. 20세기만 하더라도 혁신인 R&D의 비중은 한 자리 숫자였다. 혁신이 가속화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들어오면서 혁신의 비중은 두 자리를 넘어서기 시작하였다.
운영은 현재이고, 구조는 미래다. 혁신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는 것이다. 가게를 새로 고치는 혁신은 돈이 들어가는 것이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가게를 고치지 않으면 손님은 줄어들고 운영이 위축되게 된다. 가게를 잘못 고치면 오히려 손님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미래의 혁신은 항상 불확실하다. 와해적 혁신은 정해진 틀이 없기 때문에 창조적 기업가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혁신이 일상화되는 기업가 정신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이제 생산관리, 재무관리, 영업관리 등 운영 중심의, 기존의 관리 경영은 기업가 정신을 중심으로 한 혁신경영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에서는 운영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영역이 된다. 로봇과 인공지능을 혁신하면 인간은 통상의 운영 활동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에서 혁신만이 가치 창출을 하게 되고, 전통적 조직 운영의 비중은 극도로 축소된다는 것이다. 혁신이 주도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의 리더십인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