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폴크스바겐 차량 시험 성적서 조작 사건과 관련해 독일 본사 개입 여부를 살펴보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기식)은 최근 독일 수사당국으로부터 '형사사법공조 절차를 취해달라'는 답변서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이 우리나라 법무부를 통해 시험성적서 조작 등 폴크스바겐 본사가 관여한 정황에 대해 서류를 보내면 독일 연방검찰청에서 다시 볼프스부르크 관할인 브라운슈바이크 검찰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독일 본사로부터 답을 들어야 할 내용이 많다"며 "사법공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독일 검찰은 폴크스바겐 사가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알고도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주주들에게 통보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을 지낸 마틴 빈터콘과 헤르베르트 디스 전 영업이사를 포함한 24명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이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 씨를 재판에 넘겼다. 적용 혐의는 사문서 변조와 변조사문서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윤 씨는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차량 수입에 필요한 배출가스ㆍ소음시험성적서 40여건과 연비 시험성적서 90여건을 조작해 제출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씨는 또 2014년 7월 휘발유 차량인 골프 1.4TSI 재인증을 신청하면서 ECU(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인증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이 시험성적서 조작 사실을 밝혀낸 기종은 아우디 A8과 RS7, 폴크스바겐 골프 2.0GTD 등이다. 검찰은 2007년 이후 국내에서 판매된 32개 차종 79개 모델에 관해 배출가스와 소음 인증에 관한 시험성적서 조작 내용을 환경부에 전달했다. 인증이 취소되면 해당 차량을 판매할 수 없다.
검찰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한 박동훈(64)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을 5일과 8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박 사장의 후임인 요하네스 타머(61) 대표를 직접 조사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