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개월을 끌어왔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이들 기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무산 이후 전략에 따라 주가 역시 달라질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최종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은 크게 3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합병법인이 속한 23개의 방송구역 중 21개 유료방송 시장에서 독과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 전을 인수할 경우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KT, LG유플러스 등 경쟁망 도매사업자들의 판매선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같은 이유로 장장 7개월을 끌어왔던 인수합병 논의는 물거품이 됐다. 이제 시장에서는 양사가 그동안 추진해왔던 M&A를 어떤 식으로 정리할 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M&A 불발이 양사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SK텔레콤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경우 이번 인수합병 무산으로 장기간 지속된 인수합병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며 "약 1조원(옵션 포함)에 이르는 인수대금을 다른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SK텔레콤의 주가는 CJ헬로비전 인수 불확실성, SK하이닉스 주가 하락, 실적 정체 때문에 부진했다"며 "이제 헬로비전 인수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상승 가능성은 높은 구간에 접어들게 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장기적 구상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미디어 사업전략 전면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점은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J헬로비전의 경우 이번 합병 무산으로 성장 가능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합병 불발로 중장기적인 성장 여부는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며 "SK텔레콤과 상당 부분 영업기밀이 공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