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3년전 인수한 미국 현지은행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이후 3년 연속 적자로, 투자 적합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미국내 손자회사인 BNB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손실을 기록했다.
BNB하나은행은 1986년 미국 교민 중심으로 영업하기 위해 설립된 은행으로, 지난 2013년 8월 하나금융이 지분 71%를 인수하면서 하나은행 간판을 달게 됐다. 지금은 KEB하나은행에 완전 편입된 손자회사다.
하지만 지난 2014년 2047만4000달러(약 234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874만달러(약 100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해 매년 자본을 까먹고 있는 셈이다.
BNB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 537만달러 적자에서 2014년에는 2047만달러로 적자폭이 30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BNB은행의 총자산은 하나금융이 인수하기 전인 2012년 말 3억3300만달러에서 2013년 말 2억7181만달러, 올 1분기엔 2억7021달러로 감소했다.
게다가 인수 전부터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수 차례의 경고도 있었다.
브로드웨이내셔널뱅크(BNB·옛 BNB하나은행 사명)는 미국통화감독청(OCC)과 2009년 부실경영을 이유로 경영정상화 이행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듬해인 2010년 미연방준비제도은행(FRB)으로부터도 같은 이유로 제재를 받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엔 미국통화감독청(OCC)에서 경영부실에 대한 시정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제재를 받았다.
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경우 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회사인 하나뱅코프 자본은 작년말 기준으로 23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금융은 최근 KEB하나은행의 자회사로 편입해 400억원을 증자했다.
그러나 경영정상화가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증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은 “BNB하나은행의 경우 단기적인 실적을 염두에 둔 투자는 아니다”며 세부적인 영업 실적 공개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