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공간정보 구축률도 4%에 그쳐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GO)’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상ㆍ증강 현실 융ㆍ복합을 통해 게임 등 신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3차원 공간정보를 공개하겠다지만 구축률이 매우 미미하고 중ㆍ장기 계획도 없는 실정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정부가 구축하는 3차원 공간정보는 전국에서 4.3% 수준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6개 시가지 일부의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한 국토부는 올해 8개 시 일부를 추가할 계획이다. 3차원 공간정보는 건물이나 지형의 윤곽을 평면 형태로 표현한 2차원 지도와 달리 현실세계와 동일한 입체감과 질감을 표현한 3차원 지도를 말한다.
올해까지 총 84개 시가지 일부의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데 들인 비용은 328억 원 규모다. 이마저도 해마다 예산을 줄이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관련 신기술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데도 정부는 국내 반응을 보고 활성화되면 예산을 늘리겠단 것이다. 신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의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올해 3차원 공간정보와 함께 드론길용 3차원 정밀지도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드론길은 3차원 공간정보에 드론 비행 시 방해되는 장애물 정보를 추가한 경로를 말한다. 같은 사업을 나눠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에는 같이 되겠지만 드론길은 아직 연구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구글 어스를 통한 3차원 공간정보 서비스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은 전 국토의 60%에 이르는 면적의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했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286개 도시의 3차원 모델을 제작했다. 일본은 3차원 공간정보를 활용한 비전 정책을 제시해 재난 및 방재 분야에서 긴급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중ㆍ장기 계획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3차원 공간정보와 드론길 사업을 진행하고 시장 반응을 살펴 향후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