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와 컴프레서 누적 생산량 10억대…올해 연구개발 인력 20% 확대
‘안 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자’ ‘문제는 현장에 있다’
절기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인 지난 22일 LG전자 창원 1공장 B1동 2층. 냉장고의 심장이라 불리우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생산라인 공장의 초입에 적혀있는 문구다. 생산성 효율화만큼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품질이기에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위한 직원들의 다짐이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쉴새없이 돌아가는 생산라인으로 인해 뜨거운 열기가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원한 실내 공기가 기자를 맞았다. 생산된 제품에 녹이 슬어 고장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장 초입은 실내 온도 25도를 계획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여가를 위한 센스있는 탁구대 또한 눈길을 사로 잡았다.
◇70미터 라인 10개 공정 거쳐 탄생되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B1동 2층의 3개 라인에서는 냉장고용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냉장고와 정수기에 사용되는 소형 컴프레서, 일반 컴프레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5초에 컴프레서 1개씩이 만들어진다.
안쪽의 생산라인으로 들어갈수록 소음이 심해지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귀마개는 필수다. 공장 내부로 들어갈수록 생산라인이 가동되며 뿜어내는 열기와 용접의 열이 전해지기 때문에 구슬땀을 흘리는 작업자들도 보였다.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70미터 라인을 통과하며 조립, 용접 등 총 10개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이후 크기, 형태 등이 다른 컴프레서들은 제조 공정이 모두 끝난 후 뒤쪽의 검사실로 모인다.
작업자들은 모든 컴프레서에 대해 진동, 소음 검사를 거친 후 냉매 유출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컴프레서 내부에 공기를 투입한 후 대형 수조에 넣어 기포가 생기는지 확인한다. 이후 컴프레서는 전용 승강기를 이용해 2층에서 1층으로 이동하고 검사 공정까지 완료한 후에 냉장고, 정수기, 에어컨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으로 옮겨진다.
B1동 건물 앞쪽에 위치한 신뢰성 실험동에서는 ‘R-134a’ 냉매를 적용한 냉장고용 컴프레서를 테스트한다. 이 곳에서는 영하 5도ㆍ영상 43도의 환경에서 최고 영하 40도ㆍ영상 80도까지 조절하며 작은 서랍 구조의 300여 개 설비가 컴프레서 하나하나를 가혹 조건 속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세탁기용 DD모터, 로봇이 6초에 1대씩 생산=컴프레서 라인을 살펴본 후 세탁기용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 공장으로 들어섰다.
LG전자는 북미 드럼 세탁기 시장에서 9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독보적인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생활가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로 DD모터가 있다.1998년 개발된 DD모터는 세계 최초 인버터 기반 모터로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2000년 세계 최초 냉장고용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개발 등 1962년 선풍기용 모터 생산을 시작으로 55년 간 축적해 온 모터 기술로 다양한 영역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LG전자는 총 11개 라인 중 3개 라인에서 세탁기용 DD(다이렉트 드라이브)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터 중에서 DD모터는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DD모터 라인은 다른 라인과 달리 5대의 로봇이 분주하게 모터를 옮기고 있다. 코일을 감는 공정도 위쪽과 아래쪽 두 방향에서 동시에 이뤄져 6초에 DD모터 1대씩 생산된다.
생산라인 옆에 있는 신뢰성 실험실에서는 다양한 모터들이 품질테스트를 받고 있다. 코드제로 싸이킹의 2세대 스마트 인버터 모터 100여 대가 전원을 켜고 끄기를 수 천 회 반복하고 있었다. 이 모터는 흡입력이 205W(와트)로 무선청소기용 모터 가운데 세계 최고다. LG전자가 10년 무상보증을 할 만큼 품질을 자신한다.
LG전자 모터BD담당 박정현 상무는 “전세계 가전 업체 가운데 모터와 컴프레서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곳은 드문데 LG전자는 핵심부품에서 완제품까지 H&A사업본부 내에 수직 계열화를 갖추고 있다”며 “올해 모터와 컴프레서 분야의 연구 개발 인력을 20% 이상, 개발비는 지난해 대비 2배로 늘려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