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에서 한동안 찬물 취급 받던 건설사들이 우량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건설사들 역시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개최된 울트라건설 관계인 집회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24부는 호반건설이 울트라 건설을 인수하는 내용이 담긴 회생계획안이 인가했다.
지난 3월 울트라건설을 입수합병하기 위해 본계약을 체결한 호반건설은 이날 회생계획 인가로 울트라건설 인수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채무변제를 위한 인수가격은 208억 원이다.
이에 앞서 시장에서 주인 찾기에 번번히 실패했던 매물들도 속속 주인을 찾아갔다. 지난 19일에는 상지건설이 조명기업인 필룩수에 인수됐고 지난 달에는 사모펀드인 키스톤에코프라임이 동부건설을 인수했다. 여기에 삼라마이다스(SM)그룹도 동아건설산업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성우종합건설, 극동건설, 남광토건 등 중견건설사들이 새 주인을 찾았거나 매각완료 단계에 있고 STX건설, 우림건설, 삼부토건, 경남기업 등은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한해 동안 M&A에 성공한 건설사가 4개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이미 그 수를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건설사 M&A가 호황을 누리는 것은 최근 지속된 부동산 경기 훈풍으로 중견사들이 급성장하며 인수자금 마련이 수월해 졌고 또한 이들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며 토목 및 공공공사 등에 강점을 가진 건설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온기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경남기업은 예비입찰에 SM그룹 등 6곳이 참여했지만 지난달 본입찰에서 매각에 실패했다. 매각대금이 당초보다 오르면서 업체들이 입찰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1일 본입찰을 진행한 삼부토건도 단 두 곳만 인수 의사를 밝혔고 STX건설도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들어 건설사 M&A에 국내외 사모펀드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 역시 업계에서는 경계의 눈빛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 인수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주가를 띄워놓고 매각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핵심 기술만 취한 뒤 회사를 매각하는 사례도 일부지만 적발되곤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건설사 매물에서도 잘 되는 곳만 되는 양극화 현상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브랜드나 기술력을 가진 건설사는 인수하려는 곳이 많겠지만 결국 시장가격보다 높을 경우 투자금 회수가 힘들 수 있어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