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외에 스마트워치와 키즈폰 등 세컨드 디바이스(second device)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세컨드 디바이스를 미래 신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상품 확대에 나섰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컨드 디바이스는 이통사의 전체 가입자 증가를 이끌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지 SK텔레콤의 세컨드 디바이스 이용자 수는 89만 명을 넘어섰다. KT는 2분기 전체 가입자가 약 20만 명 늘었는데, 세컨드 디바이스 가입자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컨드 디바이스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부터 IoT(사물인터넷) 기기까지 통신 회선을 이용하는 단말 모두를 포함한다. 이통사는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외에 회선 사용료를 정기적으로 내는 단말을 세컨드 디바이스로 간주한다. 별도 회선 없이 와이파이를 공유하는 기기는 세컨드 디바이스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내 주요 이통사는 기존 스마트폰보다 저렴한 월정액 1만원 대의 세컨드 디바이스 전용 요금제를 운용하며 스마트워치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SK텔레콤은 2014년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T키즈폰’(현 ‘쿠키즈’)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치매 노인 실종을 막기 위한 웨어러블 기기 ‘T케어’를 개발했다.
KT도 지난 4월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라인키즈폰’을 출시했다.
양사는 최근 유선 및 스마트폰과 결합이 가능한 할인요금제를 앞다퉈 출시하며 가입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통신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웨어러블 기기 등 세컨드 디바이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웨어러블 기기 가입자는 3월 47만 명, 4월 51만 명, 5월 57만 명, 6월에는 61만 명으로 증가했다.
세컨드 디바이스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단기 수익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평균 요금이 낮아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떨어뜨리기 때문.
ARPU는 전체 매출을 가입자 수로 나누는데 세컨드 디바이스 가입자도 함께 포함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 2분기 세컨 디바이스 가입자가 크게 증가한 SK텔레콤이 ARPU 에서 KT에 처음으로 역전을 당했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평균 ARPU는 3만6000원이지만 세컨드 디바이스는 9500원으로 매우 낮다“며 “세컨드 디바이스가 매출 확대에는 기여하지만, ARPU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성장 전략 차원에서 세컨드 디바이스는 포기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동시에 ARPU의 의미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RPU는 단순히 (회선)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하기에 한 사람이 2개 이상 기기를 보유하는 세컨드 디바이스의 성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며 “세컨 디바이스가 확대 되면서 ARPU 대신 새로운 수익성 지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