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재계의 ‘후원’이다. 기업들은 대한민국의 승리와 기업 알리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선수들을 응원한다.
현대차그룹의 양궁 사랑은 대(代)를 이어가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했다. 지금도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 회장은 30년 동안 양궁 분야의 우수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등 38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2005년부터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국제 대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인천 서운동 경기장까지 왕복 70㎞ 거리를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응원을 다녔다. 정 부회장은 5일 출국해 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찾을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태릉선수촌을 찾아 선수들에게 격려금 3억 원을 전달했다. 앞서 6월에는 ‘2016 국가대표 핸드볼 한·일 정기전’을 관람하고 남녀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좋은 성적으로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경제 위기 극복의 자신감을 심어달라”고 당부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KT스포츠 소속으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사격·하키 선수들과 오찬을 가졌다. 황 회장은 “6만여 KT그룹 임직원 모두는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플레이를 펼치도록 열성을 다해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사격을 밀고 있다. 12년 동안 105억원의 발전 기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비인기 종목인 사격 활성화를 위해 2008년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만들기도 했다. 아울러 승마도 지원한다. 특히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이 이번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마장마술 개인전에 선수로 출전하기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삼성은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부회장 등 온 가족이 총출동했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현장을 찾을 계획이 없다. 삼성은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빙상경기연맹회장)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지난달 태릉선수촌을 찾아 격려금 5억 원을 전달했다.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은 비인기 종목 출전 선수들에게 훈련 지원금 1000만 원을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폐막식이 열리는 22일까지 현대백화점 홈페이지와 공식 SNS를 통해 비인기 종목 출전 선수를 소개하는 등 응원 캠페인을 벌인다. 응원 메시지를 접수해 가장 많은 메시지를 받은 선수(또는 팀)에게는 순금으로 제작한 ‘히든 금메달’을 증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