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신임 영국 총리, 친중파 전임자에 비해 미지근한 태도
영국이 힝클리포인트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보류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류사오밍 영국 주재 중국 대사는 힝클리포인트 원전 프로젝트가 양국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장을 보냈다고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류 대사는 FT에 기고한 글에서 “양국 관계는 중대한 역사적 시점에 있다”며 “영국 정부가 힝클리포인트 원전을 계속 지지하는 가운데 조속히 결정을 내려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 컨소시엄이 포함된 이 프로젝트를 리뷰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과 영국, 프랑스 등 3국이 힝클리포인트 원전 딜에 합의했다. 주사업자는 프랑스 전력회사 EDF이며 중국광핵그룹(CGN)이 지분 33.5%를 보유하는 조건으로 건설비를 30% 부담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 관리들은 힝클리 프로젝트가 취소되면 다른 중국의 대영국 투자도 무산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시진핑 주석의 방문기간 체결된 투자액 규모는 400억 파운드(약 58조 원)에 달했다.
류 대사는 “지난 5년간 중국 기업들은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영국에 투자했다”며 “영국이 힝클리 프로젝트에 결론을 내릴 때 신뢰와 존중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힝클리 원전 연기는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의 중국에 대한 미지근한 태도를 나타내는 사례라고 FT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메이의 전임자이며 친중파인 데이비드 캐머런과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을 ‘드림팀’으로 부르며 그리워하고 있다.
메이 총리의 공동비서실장인 닉 티머시는 대표적인 반중파 인사로 중국과 관련해 안보와 인권, 무역 등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는 “힝클리는 물론 다른 원전 프로젝트에도 반드시 영국 국영기업이 포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외국 기업들이 컴퓨터 시스템 조정으로 영국 에너지 생산을 언제라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