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20년 만에 출전하는 스위스 여자 테니스 전설 마르티나 힝기스(35)가 여자복식 결승에 진출, 러시아에 맞섰지만 은메달에 그쳤다. 도핑으로 인한 자격정지, 은퇴 번복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힝기스는 이번 올림픽에 복식 전문 선수로 나섰다.
우리시간으로 15일 새벽 1시 테니스 여자복식 결승전 러시아와 스위스의 대결에서 스위스 대표로 마르티나 힝기스가 등장했다. 힝기스는 러시아와 접전을 벌였지만 세트 스코어 0대 2으로 패했다.
대회를 앞두고 "마치 주니어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힝기스는 AFP통신을 통해 "어렵게 잡은 이번 올림픽 출전 기회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 15세 나이로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한 힝기스는 지난 20년 간 도핑으로 자격 정지를 당하고 두번 은퇴하는 등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
올림픽도 순탄치 않았다. 힝기스와 혼합복식에 나서기로 한 테니스스타 로저 페더러는 부상으로 대회를 기권했다.
복식조 파트너였던 벨린다 벤치치도 나오지 않게 돼 힝기스는 티메아 바크진즈키와 짝지어졌다.
힝기스는 "페더러가 나와 함께 대회에 나서주겠다고 해 기뻤으나 당장 다음주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것이 스포츠"라며 "물론 고대했던 만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고, 페더러도 나만큼 실망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고국에 메달을 선사하고 싶다"며 "나는 코트에서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직 기회가 있으니 바크진즈키와 열심히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2003년 무릎 부상을 이유로 은퇴하기 전까지 힝기스는 9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는 2006년 은퇴를 번복했고, 1년 후 윔블던에서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와 2년 자격 정지를 당하자 다시 은퇴했다.
6년 후 힝기스는 복식 전문 선수로 다시 돌아와 3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힝기스는 "2년 전 다시 테니스 라켓을 잡았을 때 내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올림픽에서 뛰는 것이었다"며 "바크진즈키와 복식조로 경기한적은 없지만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