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을 통해 포함될 가능성 있어
채권과 펀드의 방문 판매가 가능해지는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방문 판매도 허용될지 은행과 증권사 등 전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방문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채무증권과 집합투자증권이다. 국채와 지방채를 비롯해 이들로 구성된 펀드를 소비자에게 방문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 49조 5항의 다에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투자상품’을 신설해 방문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금융권에서 시행령을 통해 방문 판매가 가능한 상품이 ISA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는 배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이 방문 판매 가능 목록에 오를 가능성은 낮겠지만 원금을 보장하는 신탁형 ISA는 포함될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SA는 채권, 펀드, 파생상품, 예·적금 등으로 구성된 상품으로 원금 손실형과 원금 보장형 상품을 모두 갖추고 있다.
ISA도 방문 판매할 수 있게 되면 영업망이 넓은 은행이 증권사보다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은행의 ISA 가입자 수는 212만 명으로 증권사의 24만 명보다 8.7배 많다. 이처럼 은행이 증권사보다 넓은 영업망과 많은 인력을 활용해 방문 판매 경쟁력도 앞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와는 결이 다른 반응도 있다. 채권과 펀드, ISA 등은 투자 전문성이 필요한 상품이다. 이들 상품 투자와 관련한 전문 인력은 은행보다 증권사가 많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무턱대고 은행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ISA의 3개월 수익률을 살펴봐도 ISA 모델포트폴리오(MP) 상위 30위 명단에 은행 MP 2개를 빼고 모두 증권사 상품들이 올랐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전문성을 강조하며 방문 판매에 나설 경우 은행에 뒤쳐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은행과의 일인당 ISA 투자금액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ISA 가입자 일인당 투자금액은 303만 원으로 은행(81만 원)을 크게 앞서고 있다.
불완전 판매 우려도 금융사의 방문 판매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의원은 방문 판매 계약은 3영업일 이후에 효력이 발생하도록 했다. 소비자의 숙려 기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불완전 판매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은행과 증권사가 방문 판매 실행에 앞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