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종목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부른 인물은 자메이카 대표 카스터 세메냐(25)였다. 그녀의 성별에 대해 일부 국가에서 이의를 제기하면서 세메냐는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리우올림픽 여자 육상을 중계하는 카메라는 여자 800m 2조 예선이 펼쳐지는 내내 카스터 세메냐를 따라다녔다. 다른 레인 선수 소개를 할 때도, 4번 레인의 세메냐의 얼굴을 크게 잡았다.
세메냐는 앞서 이틀전 1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800m 예선 2조 경기에 출전해 1분59초31로 1위에 올라 준결승행에 진출했다. 한 바퀴(400m)를 돌 때까지 중하위권에서 천천히 뛰던 세메냐는 200m 정도 힘을 내 달렸다. 그사이 다른 선수들은 뒤로 처졌다.
결승선을 통과한 다른 선수들이 가쁜 숨을 내쉬는 것과 달리, 세메냐는 편안한 표정으로 관중석을 향해 한 번 손을 흔들었다. 이후 운영요원의 안내를 받고 선수단 휴게소로 이동했다.
공동취재구역에는 세메냐를 보기 위해 취재진이 몰렸다. 그러나 세메냐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남아공 취재진과 하이파이브를 한 번 나눴을 뿐, 취재진의 질문 요청이나 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고 공동취재구역을 통과했다.
이유는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세메냐는 '여성이 아니다'라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는 경쟁 선수들의 요청으로 성 판별 검사를 받기도 했다. 영국 언론은 "세메냐의 몸에는 자궁과 난소가 없고, 남성의 고환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검사를 주도한 국제올림픽위원회와 국제육상연맹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근거가 부족하고 차별 논란이 있다'고 세메냐의 손을 들어줬다.
일련의 논란 속에서도 세메냐는 입을 꾹 닫고,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세메냐는 19일 오전 800m 준결승, 21일 오전 결승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