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동안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고 폭행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가혹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인분 교수 장모(53)씨에게 징역 8년이 확정됐다. 피고는 1심을 앞두고 변호인이 사임계를 제출하는가 하면 130만 원 수준의 위자료를 공탁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3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앞서 1심이 진행되는 동안 피고 장씨는 합의를 위해 400만 원을 공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씨가 공탁했다는 400만 원에는 미지급 급여 249만1620원과 지연손해금 16만 원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위자료로 지급하는 금액은 130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또 한번 공분을 사기도 했다.
1심을 앞두고 변호인이 사임계를 제출하기도 했다. 소송대리인과 피고 사이에 회복하기 어려운 신뢰관계의 훼손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그만큼 인분 교수가 불러온 사회적 파장도 컸다
결국 1심은 피고의 행위를 '정신적 살인'으로 판단하고 검찰 구형량(10년)보다 높은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업무 태도를 빌미로 장기간 상상을 초월한 수법으로 폭행을 일삼았다"며 "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정신적 살인행위"라고 판단했다.
2심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장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낸 점을 감안해 감형했다. 이어 일부 혐의가 공소장에서 제외된 점도 선고의 배경이 됐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채증법칙을 위반해 사실을 오인하거나, 공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며 2심 판결을 존중했다.
인분 교수 사건으로 불리며 사회적 파장을 몰고온 이번 사건은 피고 장씨가 경기도의 한 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불거졌다. 장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은 학회 사무국에 취업시킨 제자 A씨가일을 잘 못 한다는 이유로 2013년 3월부터 2년여 동안 가혹행위를 했다.
장씨는 A씨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가 하면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최루가스가 담긴 호신용 스프레이를 분사해 화상을 입혔다. 그는 연구 관련 학회 및 재단 공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았다.
인분을 먹이고 알루미늄 막대기와 야구방망이, 최루가스 등으로 수십 차례 폭행한 혐의(폭처법상 상습집단·흉기 등 상해) 등이 인정돼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장씨의 가혹행위는 이른바 '인분 교수 사건'으로 불리며 큰 논란을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