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에 이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도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다. 상품을 직접 발굴해 판매하는 '직접 판매자'에서 나아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업자(오픈마켓)' 사업까지 영위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소셜의 정체성을 스스로 버리고, 오픈마켓 사업에 나선 이유는 바로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티몬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면 티몬은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에 속하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오픈마켓이란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을 일컫는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며, 상품 판매의 최종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반면 소셜커머스는 상품기획자(MD)가 상품을 발굴해 추천하는 구조다. 소셜커머스는 ‘통신판매업’으로 분류돼 상품 판매의 최종 책임을 진다.
티몬 관계자는 "향후 비지니스를 전개함에 있어 오픈마켓 등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 티몬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장점을 취합한 MMP(Managed Market Place) 형태로 서비스와 사업을 계속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작년 8월 오픈마켓 진출을 공식화하고, 결제대금 예치업 등 세 종류의 전자금융업 등록을 완료한 후 한 달 뒤인 9월 판매자와 소비자를 곧바로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내놨다. 올해 5월엔 '아이템 마켓'이란 오픈마켓 전용 채널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위메프의 오픈마켓 진출 역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오픈마켓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오픈마켓 모델의 경쟁력은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쿠팡과 티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저가를 지향하는 소설커머스의 정체성마저 스스로 저버리면서까지 오픈마켓 진출한 것은 결국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소셜커머스 3사는 지난 2010년 연이어 출범한 이후 6년째 내리 적자만 거두고 있다.
지난해 3사가 기록한 영업손실액은 무려 8300억원. 업계에 떠도는 '1조원 적자설'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운영비가 많이 드는 판매업자 모델보다는 책임은 덜하고 수익은 높은 판매중개업의 모델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것이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 업체 11번가가 직매입 사업에 뛰어들고 쿠팡이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든 것만 봐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생존을 위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 위메프의 진출 가능성도 예견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