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평택 반도체 공장에 3차원 낸드플래시 생산장비 투입 예정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리더 지위를 공고히 한다. 독보적 적층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낸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 첫 생산품목으로 3차원 낸드를 선택하며 낸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평택 반도체 공장에 3차원 낸드플래시 생산장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5월 첫 삽을 뜬 평택 반도체단지의 첫 제품으로 D램이 예상됐지만 급증하고 있는 낸드 수요에 대한 대응이 먼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평택에 투입되는 삼성전자 핵심 엔지니어 수백여 명은 다음 달부터 양산라인 구축을 시작한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공장과 평택공장을 3차원 낸드 전초기지로 삼고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낸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가파른 낸드 성장세와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최근 PC와 서버·스토리지, 나아가 스마트폰의 저장장치가 기존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 낸드 기반 SSD(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낸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 시장 규모는 올해 328억 달러에서 매년 성장해 2019년에는 346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분기 전체 낸드 시장에서 14%에 불과했던 3차원 낸드 비중은 올해 말 32%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차원 낸드 ‘V낸드’에 힘입어 글로벌 SSD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8월 V낸드(24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업계에서 유일하게 3세대(48단) V낸드를 생산 중이다. 올 4분기에는 세계 최초로 4세대(64단) V낸드 기반 솔루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3차원 낸드는 수평구조의 2차원 데이터 저장단위(메모리 셀)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저장용량을 높인 제품으로, 전력 소모는 줄어든 반면 데이터 처리 속도는 빨라지고 수명은 늘었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6.3%의 점유율(매출기준)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IH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매출기준) 37.3%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실적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낸드는 올 3분기 1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반도체부문에서 19.2%(53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책임졌던 낸드는 전분기 6900억 원의 실적으로 영업이익 비중이 26.1%까지 상승했고 3분기에는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비중이 3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V낸드로 낸드 시장을 선점하면서 인텔과 SK하이닉스, 도시바 등 경쟁사들도 3차원 낸드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인텔은 올해 말부터 기존 3차원 낸드보다 빠르고 내구성이 좋은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 및 이를 기반으로 한 SSD ‘옵테인’ 양산에 돌입한다.
중국도 사실상 낸드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HDD 업체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글로벌 낸드 업체 샌디스크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웨스턴디지털의 최대주주는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유니스플렌더로, 이로써 중국은 우회적으로 낸드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올해 초 세계 두 번째로 2세대 3차원 낸드 양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1TB급 3차원 낸드 기반 서버용 SSD를 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으로 3세대 낸드 개발 및 거래선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7월 4세대 3차원 낸드 샘플을 출하한 글로벌 2위 낸드 업체 일본 도시바는 내년 상반기부터 256Gb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