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한 둔화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TO는 이날 올해 세계 무역량 증가율이 1.7%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증가율 전망은 1.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 각각 2.8%, 3.6%에서 낮춰잡은 것이다. 전망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악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이다. 특히 내년 무역량 증가율 전망은 4월에 비해 거의 반 토막 나게 된다.
WTO가 올해 무역량 증가율을 1%대로 잡으면서 교역 부문에서 세계 경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연간 3%를 밑도는 저성장세를 기록하게 됐다. 최근 30년간 세계 교역량을 대체로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배를 기록하며 성장했으나 올해의 경우 교역량 증가가 전 세계 GDP의 8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WTO는 올해 글로벌 무역성장세를 하향 조정한 배경으로 중국과 북미 등 지역에서 상반기 무역 증가율이 둔화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이러한 전 세계적인 무역 성장세 둔화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반(反)세계화,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WTO는 지적했다. WTO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으면서 교역량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교역 성장의 급격한 둔화세는 현재 심각한 상황이며 각국은 이를 주의 깊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각국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무역뿐만 아니라 고용과 경제 성장 등 부문에서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잘못된 정책을 도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