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사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7개사 행보 ‘주시’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재해사망보험금)을 둘러싼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 3부는 이날 오전 10시경 교보생명이 고객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채무부존재 소송에서 교보생명이 승소할 경우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판결의 쟁점은 대법원의 소멸시효 완성 인정 여부다. 상법에 따르면 보험금은 보험사고 발생 시점에서 2년 내에 청구하지 않으면 시효 완성으로 청구권이 소멸된다. 현재 이 기간은 2015년 3월 개정 이후 3년으로 연장됐다.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도 지급하라고 판결할 경우 당사자인 교보생명뿐만 아니라 소멸시효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 결정을 미루고 있는 보험사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보생명을 비롯해 삼성ㆍ알리안츠ㆍ동부ㆍ한화ㆍKDBㆍ현대라이프생명 등 7개사가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
미지급사들이 보유한 자살보험금과 미지급에 따른 지연이자까지 추산했을 때 미지급금의 규모는 수조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재해사망보험금 미지급금을 최근 공시한 삼성생명(1585억 원), 교보생명(1134억 원) 등 두 회사의 규모만 3000억 원에 육박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은 누구나 따라야 하는 것이고 거부할 수는 없다”며 “다만 대법원 판결과 판결문을 받아봐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며 “판결이 난 후에 판결 취지 등을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대법원이 소멸시효를 인정하면 보험사들의 고민은 더 커진다. 이 경우 미지급사들은 자살보험금 지급을 지도하고 있는 금융감독원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이미 소멸시효 여부를 떠나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한 보험사들은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최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대법원이 소멸시효와 관련해 판단을 하게 될 경우 당연히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민사적 책임 면제와는 별개로 보험업법 위반에 대해서는 행정적 제재와 신뢰보호 측면에서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감독당국의 책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