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 영예는‘계약이론’ 개발에 공헌한 두 경제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201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올리버 하트(68)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67)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두 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하트 교수와 홀름스트룀 교수는 각각 영국과 핀란드 출신이다. 하트 교수의 수상으로 영국은 지난해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에 이어 두해 연속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계약 이론은 경제학뿐 아니라 사회 전체 큰 영향을 줬다”면서 “계약은 현대 사회가 기능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며, 계약이론은 현실세계에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모든 계약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고 밝혔다. 두 수상자는 사회의 다양한 계약과 그에 따른 여러 문제에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 현실 세계의 다양한 계약 관계와 제도 간의 역학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학자의 계약이론은 최고경영자(CEO)의 성과연동형 보수, 보험에서의 세금 공제금과 고용인 부담분,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분석하는 틀로 활용된다고 소개했다.
하트 교수는 이른바 ‘불완전 계약이론’을 창시했다. 불완전 계약이론은 모든 요소를 완전하게 규정한 계약은 불가능하다는 가정하에 계약 당사자 중 누가 어떤 조건일 때 결정을 할 권한을 갖도록 하느냐를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의 연구 대부분은 특정 조건하에 어떤 서비스가 민간분야나 공공분야로 다뤄져야 바람직한지를 규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설명했다. 하트 교수의 연구는 어떤 기업들이 합병해야 하는지, 학교와 교도소 같은 기관들이 공영화 또는 민영화해야 하는지 판단할 새로운 이론적 도구가 됐다. 그는 모든 경제 관계가 결국 계약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계약 과정이 투명하고 양측이 만족할 수준에서 합의될수록 사회 전체 효용이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하트 교수는 2014년 연세대 석좌교수로 임용됐던 경력도 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1970년대 말 ‘주인-대리인 모델’을 통해 CEO와 주주를 포함한 각종 고용계약에 대해 연구해왔다. 경영자와 노동자의 고용 계약의 경우 급여 및 노동자의 노력과 실적 등 다양한 요소에서 노동자와 경영자 양측 모두에 최적의 계약은 무엇인지 분석하는 데 유용한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고용주와 피고용인 간에 최적의 계약을 도출하기 위한 인센티브와 조직원의 무임승차에 대한 판단 등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그는 성과에 따른 비대칭적 보상이 있을 때 기업 이익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원)로 공동 수상자는 이를 절반 나눠 갖게 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