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익위원회는 경찰이 임의동행을 요구할 때 임의동행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설명하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김모 씨는 지난 2월 음란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경찰이 자신을 경찰차에 태워 지구대로 강제 연행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경찰은 김씨가 자신의 차에서 신분증을 가져오겠다고 했는데도 신분증 없이 신분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지구대 동행을 재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려는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했는데도 경찰이 연행한 게 인정된다"며 "이는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에 명시된 임의동행 시 거부권 고지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인권위는 "해당 규칙에 따라 임의동행 동의서를 수사기록과 함께 모아야 하는데도 관련 서류를 작성하지 않는 등 임의동행 시 지켜야 할 규정을 위반해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경찰에 연행된 후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어 참고인 조사만 받고 사건은 내사 종결 처리됐다. 인권위는 김씨를 연행한 경찰에 경고 조처를 내릴 것과 직무교육을 하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