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필리핀 '한인 피살' 수사 전문가 4명 파견

입력 2016-10-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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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다수 체류하고 있는 필리핀에서 또 다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청이 현지 경찰을 지원할 수사 전문인력을 파견키로 했다.

경찰청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이 총격을 받아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수사 전문가 4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7시30분께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남성 1명과 여성은 테이프로 결박된 상태였다. 파견되는 전문가팀은 현장감식과 범죄분석을 담당할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국제범죄수사대 경찰관 3명, 총기분석을 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박사 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담당 분야에서 12∼25년 근무한 전문가들로, 4명 중 3명은 이미 비슷한 유형의 사건으로 외국에 파견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지난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한데 이어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번 사건에 앞서 3명이 필리핀에서 피살된 바 있다. 필리핀은 관광객과 현지 교민 등 재외국민이 많으면서 치안은 불안해 매년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다수 발생하는 국가다. 수사 인력과 폐쇄회로(CC)TV 등 치안 인프라도 한국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경찰은 필리핀 현지에서 한인과 관련된 사건 처리를 담당하는 '코리안데스크'를 파견해 수사공조, 중요 도피사범 검거·송환 등 활동에서 현지 경찰과 긴밀히 공조하도록 했다. 현재 6명이 필리핀에 파견돼 있다.

지난 9월에는 16년 전 경기도에서 장의사 부부를 살해하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의자가 현지의 한국 경찰 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의 끈질긴 추적으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작년 말부터는 현지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사건에 전문인력을 보내 수사에 직접 참여하게 하고 있다. 직접 수사는 현지 경찰이 담당하지만, 현장감식, CCTV 분석 등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해 증거를 확보하고 용의자 특정을 돕는다.

한편 수사 전문인력 파견은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올 5월까지 그간 4차례 이뤄졌다. 범인 검거까지 보통 몇 달씩 걸리는 현지 경찰과 달리 불과 며칠 만에 증거 분석을 끝내고 용의자를 특정해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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