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와 함께하는 주식 투자] 월급쟁이가 아닌 자본가로 키워라

입력 2016-10-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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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16년도 국가 공무원 9급 공채 시험의 응시자 수가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무려 22만 명이 몰렸다고 한다. 다들 공무원, 달리 말해 월급쟁이가 되기 위해 애쓴다. 몇 년 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장래희망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응답은 공무원이 차지했다. 아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공무원을 꼽은 건 아마 부모의 영향이 클 것이다. 물론 부모 세대는 그렇다. 과거 10년 간격으로 IMF와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안정’을 추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해졌다.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게 최고다. 책상 앞에서 천근 같은 눈꺼풀과 싸워가며 공부하면 나중에 출세해서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다고 여긴다.

여기에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면 정말 자녀의 편안한 삶이 보장될까? 현재 기성세대가 직장과 직업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치가 실제로도 합당한 걸까? 자녀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 같을까? 상당히 느린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온 어른들과는 달리, 젊은 세대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한 변화를 이루어가고 있다. 직업 세계 또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사라지는 직업의 숫자도, 생겨나는 직업의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5~10년 후 변화무쌍한 노동시장에 진입할 학생들은 평생 여러 개의 직업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놀랍도록 다를 것이다. 우리는 그 변화에 허덕일 것이 아니라, 변화가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다양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상하게도 한국의 부모들은 돈을 멀리하라고 가르치는 것 같다. 돈 많은 놀부는 미워하고 자식 굶기는 흥부는 미화한다.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왠지 격이 떨어진다고 여긴다.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자본주의를 외면하라고 가르치는 꼴이다. 우리는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이 전부인 것은 아니지만, 돈이 많으면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진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기여함으로써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진정 자녀가 삶에서 좀 더 많은 것을 누리기를 원한다면 월급쟁이가 아니라 자본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자본가가 되는 길은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다. 즉, 남이 아닌 자기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되건 규모가 큰 회사를 차리건 간에 자기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확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사가 잘되어서 돈이 들어오면 비용을 제하고는 전부 자기 것이 된다. 반면 월급쟁이는 확장성이 없다. 회사가 아무리 잘되어도 그에 따라 월급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당장 ‘자기 일’을 하라고 하면 무책임하게 들릴지 모른다. 처한 환경이 그럴 용기를 낼 수 없게 되어 있거나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당신의 자녀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나오는 것이 부로 연결되는 시대가 아니다. 어려서부터 ‘돈’에 밝은 아이들이, 자본가의 마인드를 가진 아이들이 오히려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다. 자녀에게 취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다양한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취직을 하게 되더라도, 혹은 금융과 무관한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금융에 늘 관심을 두라고 일러주어야 한다. 지금의 기성세대로서는 자녀들에게 어떤 직장에 취직하라거나, 어떤 직업을 가지라거나 하는 조언을 해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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