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기의 인간경영] 사랑의 위대한 힘

입력 2016-10-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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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개발연구원 회장

37억 년 전 탄생한 생명의 역사와 함께 3500만 년 전에 최초의 인류가 탄생했고, 8만 년 전 인지혁명을 일으킨 인간군이 ‘만물의 영장’으로 성장한 이후 인간의 근원을 찾고 진리를 추구했다.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4000~5000년 전에 기록되기 시작한 것이 성서(Bible)의 역사다.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주장이긴 하지만 ‘진리의 말씀’으로 자리매김한 성서에 기록된 우주와 인간의 창조주는 하나님이다. ‘스스로 있는 자’라고 정의된 여호와 하나님은 ‘진리’이자 ‘사랑’이며 거룩하고 전지전능한 분으로 생명의 근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니까 창조주 하나님은 저 영원무궁한 우주와 지구, 생명, 인간을 창조하는 데 사랑을 원동력으로 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창조의 힘은 ‘사랑’에서 시작된 것이다. 생명이 영원하며 위대한 것도 사랑의 힘을 원동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인류의 역사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수천 년의 인류사에 위대한 인물로 기록된 사람들은 모두가 세계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고 무엇보다도 자기를 참으로 사랑한 사람들이다.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를 통해 들여다보면, 전설의 식물학자 루터 버뱅크(Luther Burbank)는 자기가 일하고 있었던 방대한 농장의 모든 나무와 사랑에 빠짐으로써 캘리포니아에 전설의 식물농장을 만들고 인류역사에 영원한 전설의 식물학자가 됐다.

GE의 창설자요 발명가인 토머스 에디슨은 발명과 사랑에 빠짐으로써 인류 역사에 영원한 발명왕으로 존경받고 있다.

헨리 포드는 말이 끌지 않는 차를 상상하고 자동차와 사랑에 빠져 마침내 자동차 왕이 돼 자동차의 나라 미국을 세계 최고 부자 나라로 만들었다.

비행기의 발명자로 기록된 라이트 형제는, 아버지가 목사였는데 어느 주일 날 설교를 하면서 “공기보다 무거운 금속제품으로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날게 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자들이 있다”며 아들들을 비판했다. 오늘날 엘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창설하고 화성에 취항한 최초의 최첨단 비행기를 만들어 지구인을 화성으로 이주시킬 사업 계획을 밝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말하지 말자.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일으키는 데 공헌한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 삼성그룹을 창업하고 반도체와 전자산업으로 성장시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병철 회장의 ‘사업 보국’의 나라 사랑, 현대그룹을 일으킨 정주영 회장의 기업 사랑, 나라 사랑의 살아 있는 역사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렇다. 사랑은 평범한 사람을 위대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 한국 역사에서 이순신, 안중근, 안창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 사랑의 표현으로 위난에 빠진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자신의 귀한 생명을 바쳐 그 시대를 살았기에 패망의 위기에 빠진 조국과 민족을 구원했다. 오늘의 독립국가,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

사랑의 힘은 이렇게 위대한 것이다. 우리와 똑같은 보통 사람들을 위대한 사람으로 성장케 하는 원동력이 바로 사랑의 위대한 힘이다.

한국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청소년 문제의 근원인 초·중·고등학교의 교육문제를 생각해보자. 청소년들이 입시 위주의 그릇된 교육 때문에 교사들로부터 인간 사랑의 정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교사들은 스승으로서 존경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문제와 사랑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면 세계 인류에게 존경받고 신뢰받는 나라, 선진국의 꿈을 실현하는 데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필자가 창설한 인간개발연구원은 인류의 미래는 인간에게 달렸고, 인간의 미래도 교육에 달렸다는 신념을 가지고 지난 40년간 ‘좋은 사람 좋은 세계(Better people, Better World)’를 모토로 인간개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육이 위기에 빠져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교육 위기의 근본 이유는 ‘사랑’의 결여 내지는 부재에 있다. 미래의 주인이 될 청소년들의 심각한 사회문제는 보금자리인 가정, 즉 부모들의 왜곡된 자녀 사랑 때문이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볼티모어시에서 일어났던 사회변화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볼티모어시는 워싱턴에서 북동쪽으로 60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존스홉킨스대학 등 많은 대학과 고등교육 기관이 밀집돼 있다.

그러나 볼티모어는 한때 침체돼 서울의 달동네를 연상케 할 만큼 슬럼 지역이었다. 당시 미국 대학의 사회학 교수들이 미국 청소년 문제를 조사·연구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역으로 여길 만큼 이 지역은 악명이 높았다.

당시 한 사회학 교수가 볼티모어 지역 청소년 문제와 그 미래에 대한 연구를 위해,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청소년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한마디로 ‘볼티모어의 미래는 없다’였다. 청소년들이 마음에 담고 있는 볼티모어의 미래는 절망적이었다. 그 보고서는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25년이 지난 오늘날 볼티모어는 매우 살기 좋은 교육·관광도시로 발전해 미래가 창창한 지역으로 바뀌었다. 최근 또 다른 사회학 교수는 25년 전 발간된 볼티모어 사회조사 보고서인 ‘볼티모아의 미래는 없다’ 제목의 책을 바탕으로 사회조사를 시도한다.

우선 그 당시 조사에 응했던 200명의 청소년이 볼티모어를 떠나지 않고 그대로 거주하고 있는가였다. 놀라운 사실은 200명 중에 20명, 그러니까 10%만 사망했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180명이 그대로 거주하고 있다. 이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조사 대상자 대부분은 그 당시 미국 사회가 우러러보는 직업군, 예컨대 정치인, 사업가, 금융가, 과학자,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성공해 볼티모어를 미국 사회에서 빛내고 있었다.

그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공통적으로 알아낸 사실은, 그들에게 훌륭한 선생님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선생님의 위대한 가르침이 그들을 성공한 인생으로 이끌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사회학 교수는 그 선생님을 찾았다. 제자들에게 했던 교육 방법을 묻자 그 선생님의 답은 간단했다. “나는 그 아이들을 사랑했어요.” 사랑은 이렇게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선생님은 교사로서 그들을 사랑했고, 그 인간 사랑 정신이 교사인 그의 일에 연장돼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한 인류사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 문제의 원인은 한마디로 인간에게 있다. 결국 사랑의 결핍이나 사랑의 부재에서 온 것이다.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다. 실직자들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N포세대 시대가 열리고 싱글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출생률이 낮아져 심각한 인구문제가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테러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부정부패, 빈부 격차로 인한 양극화와 부의 불평등 현상이 세계와 국가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조금은 가볍고 단순한 결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인간에게 있다. 인간의 문제는 사랑의 결핍 내지는 부재에 있다. “사랑하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는 아우성이 모든 인간문제에서 들려오고 있다.

‘때리고 싶은 것은 당신이 아니다(You are not target)’의 저자 로라 헉슬리는 이렇게 말한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통해 조금 운 좋은 사람들은 때때로 다음 세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첫 번째 발견은 우리 모두는 각각 정도는 다르지만 자기 외의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또는 불편하게 해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발견은 다른 사람을 더 마음 편하게 또는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마음을 불편하게 또는 기분 나쁘게 해 주는 것보다 자기에게 더 유익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발견은 다른 사람을 더 기쁘게 해 주는 것이 결국은 자기 자신에게 더 큰 기쁨이나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사람을 더 즐겁게 해 주는 방법은 많다. 참사랑은 분명히 사람을 행복하게 해,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든다. 그러나 참사랑이 아닌 거짓 사랑(Not-Love)은 그 반대 결과를 가져온다. 거짓 사랑을 외쳐대는 세상은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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