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한진해운 신디케이션론(집단대출) 담보를 해제해 준 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을 특별 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사를 시발점으로 한진해운 물류사태와 관련한 감사원의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한진해운에 신디케이션론을 제공했던 금융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대한항공은 관계사 한진해운에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단, 금융권이 한진해운에 3000억 원의 신디케이션론(만기 3년 이상)을 승인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에 산업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4개 은행은 최은영 회장의 주식 등을 담보로 같은해 12월 대출을 승인했다.
문제는 올해 4월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하면서 발생했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자녀들은 자율협약 신청 직전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96만여 주ㆍ0.39%) 매도했는데, 지난 2014년 은행들이 담보를 해제해줬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신디론을 제공한 은행을 상대로 최 회장의 한진해운 주식이 담보 해제된 이유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은 감사원이 직접 감사할 수 없지만 금감원의 감독권을 통해 직ㆍ간접적으로 감사할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규정상 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나면 담보권은 없어진다”며 “최 회장이 201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넘겼기 때문에 은행은 규정대로 담보권을 해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이 감사 과정에서 물류대란 등 산은과 한진해운을 둘러싼 여러 내용을 들여다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은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 회사 측에 운항 정보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지만, 한진해운 측은 직접적인 자료 요구는 없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 6월 산은을 상대로 ‘기업금융 시스템 운영 및 감독실태’라는 특정감사에 들어갔고, 결과는 이르면 연말쯤 나올 것”이라며 “이와 관련 시중은행이 따로 감사를 받았는지는 진행 중인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