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미주·아시아 노선 10일 본입찰…美 롱비치터미널과 패키지 매각 검토11일 본입찰 우리銀 인수후보 16곳…‘알짜’ 쌍용머티리얼 매각도 흥행 조짐
2016년이 불과 2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조 원 이상의 굵직한 매물의 M&A가 남아있는 것. 이들 매물의 최종 결과는 내년 M&A 시장의 지표가 될 수 있어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달 10일에는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 등의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법원은 이 회사의 미주·아시아 노선을 미국 롱비치터미널과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미주·아시아 노선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 중 롱비치터미널을 비롯한 한진해운의 터미널 지분을 매입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진해운 매각 대상이 늘어나는 것은 흥행을 위해서다. 미주·아시아 노선만 매각할 경우 본입찰에서는 빠지는 업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알짜 자산을 묶어 매각하는 것이다.
롱비치터미널은 미국 서부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하고 있어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다만 롱비치터미널의 2대 주주인 MSC가 우선매수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이 같은 계획을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마감한 한진해운 미주노선 예비입찰에는 현대상선, SM그룹, 한국선주협회 등 해운사·단체 3곳과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PEF) 2곳이 참여했다.
금호타이어의 본입찰도 이달 9일에 실시된다.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하는 금호타이어 지분은 42.1%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이 지분의 매각 가격은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 주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유력하다. 박 회장은 증권가 인수금융 조달뿐 아니라 PEF와 손을 잡는 것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행보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아시아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없도록 했다.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참여해야 하는 만큼 본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아시아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펀드를 통한 금호타이어 인수 참여 시 우선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차후에 검토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 외에는 중국 켐차이나, 대만 쳉신타이어 등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은 금호타이어와 사업 부문이 겹치는 만큼 1조 원 이상을 들여 이 회사를 인수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 자체가 의미가 상당히 떨어지고 포트폴리오 상으로 봐도 욕심이 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은행 지분 30% 매각도 시장의 관심사다. 이달 11일에는 우리은행 지분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현재 우리은행 적격 인수 후보는 16곳이다. 이번 적격 인수 후보에는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동양생명, 키움증권 등 SI는 모두 포함됐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 한앤컴퍼니, 보고펀드 등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대형 전략적투자자(FI)도 포함됐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FI 중 대형 기관투자자(LP)를 확보하지 못하는 곳은 본입찰에는 빠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본입찰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LP를 확보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지분 4%의 매각 가격은 4000억 원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쌍용머티리얼의 매각도 흥행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이 회사의 예비입찰에는 KCC, 화성산업, SC PE 등 12곳이 참여했다.
쌍용머티리얼은 자동차용 모터 소재인 페라이트 마그네트(Ferrite Magnet)를 생산한다. 이 소재는 연료펌프, 브레이크 시스템 등 자동차 부품 중 100여 곳 이상에 사용된다. 특히 자동차의 전장화로 해당 소재의 사용 범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자동차 부품산업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이 쌍용머티리얼 인수에 나서고 있다.
쌍용머티리얼의 2015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065억 원, EBITDA 123억 원, 영업이익은 61억 원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0.8%, 10.8%, 8.9%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의 올해 연간 EBITDA는 13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