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벗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주체성 필요"
"정신적 과잉 활동인, 잘만 활용하면 행복할 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해가 눌러앉게 해서 좋을 일은 하나도 없어요. 시간을 끌수록 문제에 접근하기는 더욱더 힘들어질 뿐이죠. 6시간의 법칙을 적용하면 상황을 너무 성급히 받아들이지 않되 쓸데없이 시간을 흘려보낼 일도 없어요.”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명한 심리치료사인 크리스텔 프티콜랭은 지난달 21일 출간한 ‘나는 왜 네가 힘들까’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가 흔히 연인, 배우자, 부모님, 직장 동료, 사춘기 자녀 등과 똑같은 일로 날마다 싸우게 되는 현상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뻔하고 진 빠지는 싸움을 끝내는 방법에 대해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심리 게임”이라며 이런 심리 게임의 피해자, 박해자, 구원자가 바뀌지 않고 굳어진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프티콜랭은 자신의 저서 ‘나는 왜 네가 힘들까’를 언급하며 “이러한 심리 조종은 국가와 회사는 물론 가정 내에서도 일어나죠. 결국 당신을 유독 힘들게 한 것은 이런 심리 게임의 3가지 유형 중 하나일 것”이라며 “그 사람과 당신의 패턴을 깨닫고 나면 이런 뻔하고 진 빠지는 싸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라고 전했다.
프티콜랭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문화에 대해선 “타인과 너무 가까이 있다 보면 피로감이 오고 서로를 힘들게 할 수도 있지만 외로움도 자신을 갉아먹어요”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주의는 현대사회의 질환”이라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자기 자신이길 바라고 일상의 즐거움을 타인과 나누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현대사회는 ‘개인주의’가 행복이라고 믿게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에요”라며 “개인주의 문화가 한국에 정착하지 못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프티콜랭은 국내에서 10만 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통해 큰 공감을 받았다. 그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가 사랑을 받은 데 대해 “내가 책을 쓰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라며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가 이렇게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에서도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는데 책이 많이 팔린 것을 보면 생각이 많은 사람은 일부 문화권에서만 존재하는 별종이 아닌가 보다”라고 전했다.
프티콜랭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통해 생각이 많은 사람의 특성을 분석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매우 민감해서 많은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고 비난이나 힐책을 들으면 쉽게 상처를 받는다. 이들은 분석적인 좌뇌보다 직관적인 우뇌의 지배를 받는 ‘우뇌형 인간’이다. 특히 직장에선 치이고 연애에선 상처받고 복잡한 관계에서 오는 삶의 피로감에 지친 2030세대 중 이런 ‘우뇌형 인간’이 많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는 이런 2030세대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면 프티콜랭이 말하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어떤 특징을 보일까. 저자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특징으로 △넘치는 생각 △예민한 감각 △유별난 감성의 3가지를 꼽는다. 이런 특성은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침묵의 시간’을 갖고 자연과 예술을 ‘과잉 복용’하는 것이 좋아요. 또 지나가는 말에 일희일비하는 내면에 자신감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