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현대차 납품 실패 딛고 3분기 영업익 23%↑
한국타이어는 지주사전환 이후 최근 몇년간 외형확장에 나서지 못했다. 우선 2014년 12월 자동차 공기조절장치 제조업체 한온시스템(구 한라비스테온공조)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인수한 것 외에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KT렌탈(현 롯데렌터카) 인수전에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롯데그룹에 패했고,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전에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치열했던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동원그룹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가 ‘비 타이어’ 부문에 집중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온시스템 역시 자동차 관련 분야지만 부품 사업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최근 매물로 나온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엇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M&A 대상이 자동차 산업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나마 인수에 성공한 한온시스템마저 최근에는 악재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한온시스템이 부품을 납품했던 현대자동차 측에서 한국타이어가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점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타이어는 현대차 신차용 타이어 납품 기회를 여러 건 놓치기도 했다. 현대차는 출시를 준비 중인 신형 ‘그랜저’에 수입 타이어브랜드인 ‘미쉐린’과 국내 브랜드 ‘금호타이어’ 제품을 장착하기로 했다.
지난해 실적도 썩 좋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6조 4280억 원, 영업이익 885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3.8%, 14.2% 감소한 수준이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이 기존 ‘5조 원 이상’에서 ‘10조 원 이상’으로 일괄 상향조정되면서 대기업 집단에서도 빠졌다.
다만 실적은 올 들어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 3분기(7~9월) 매출은 1조6576억 원, 영업이익은 297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3.0% 급증했다. 순이익도 34.0% 증가한 2652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업계 최초로 ‘2016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월드’에 편입된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타이어가 경제적·환경적·사회적 부문을 균형 있게 성장시키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월드 평가 대상인 약 2530개 기업 중 자동차 부품 산업 내 최고 회사 중 하나로 선정되며 글로벌 탑티어(Top Tier) 수준의 지속가능 경영기업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게다가 지난 16일에는 세계적인 마케팅 조사기관인 미국 LACP가 주관하는 ‘2016 임팩트 어워드’에서 ‘CSR 보고서’ 부문 대상(Platinum) 수상과 함께 ‘월드와이드 Top 50’에서 전 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타이어는 여러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1위 타이어 회사라는 위상을 지켜가고 있다. 동생인 조현범 전 한국타이어 사장이 지금의 자리매김을 이끌었다면 형인 조현식 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한국타이어의 마케팅본부장(사장)에 오르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가 과제로 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