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외 전문가들이 내년 1월 20일 공식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동북아 전략 불확실성이 커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북한경제리뷰 11월호'에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신행정부의 대외정책 좌담과 대북정책 전망을 분석한 논문을 담았다.
좌담에 참여한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황지환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등은 트럼프 신행정부의 대외정책에서 동북아 전략의 불확실성이 커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진영의 향방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미국 정책입안과정에서 현 상황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도 "트럼프가 후보자 시절 언급했던 대외정책은 상충되는 것들이 많아 이를 토대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예측할 경우 혼란이 가중될 위험이 크다"며 "선거정책의 핵심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을 살펴보면 미국 국내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대외정책적 차원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반면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에 군비 부담을 더 요구할 가능성이 높겠으나,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ㆍ미일 동맹이라는 가치를 버리지 않을 것이고 군사적 차원의 동맹은 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대외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이 한미동맹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나 한국에 부담을 전가하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한미동맹이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민들의 불만을 반영해 고립주의를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에게 안보 문제에 대한 부담을 전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교수는 "트럼프 신행정부가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대외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동아시아에서도 동맹국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려는 양상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외 전문가들은 트럼프 신행정부가 북한에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측되나 트럼프 개인의 성향을 볼 때 갑작스럽게 대화국면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은 이미 포기됐으며, 앞으로 트럼프 신행정부는 전반적으로 대북 강경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와 주변 참모들이 북한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핵심은 자국의 이익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면 대북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교수는 "대북정책의 경우 제재를 완화할 이유가 없으며, 김정은과 직접 회담할만한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 내 큰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결국 중국 문제에 집중하면서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큰 틀"이라고 봤다.
한편 정구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및 대북정책 전망' 논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접근법은 제재효과 극대화를 위해 대중국 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대북정책수단이 매우 강압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미동맹 유지와 북한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적엔 변함없을 것이나 외교안보분야 주요 요직에 인선된 강경파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제재를 통한 평화적 방식으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新)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프로그램 소장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망' 논문에서 내년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관한 다섯 가지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대선 직후 트럼프의 강경파 인선을 볼 때 위기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고 잠재적인 위기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평양의 미래를 형성할 수도 있는 정보기반 캠페인을 강화할 것 같다"며 "사드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을 무력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첨단시스템을 추가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대통령 취임 후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갑작스럽게 추진할 가능성도 있고 한국에 새로운 책임분담과 보다 자유로운 무역협상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