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 영리의료법인의 출발로 보는 시각도"
그럼에도 모든 언론에서는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비영리법인을 인수·합병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언론은 이를 인수합병으로 본 것이다. 그 후 중앙대학교가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를 보라. 공익에 부합하게 운영되어야 할 학교법인이 영리적인 목적으로 운영되었다. 모든 것은 경영, 효율이라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운영된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자본주의 논리에 철저한 것에 어떠한 이의도 없다. 그러나 공익에 따라 운영되어야 할 비영리법인인 학교법인을 자본의 논리에 따라 운영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비영리법인에는 직·간접적으로 국민의 세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사회구성권’을 사고파는 형태의 비정상적인 거래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최근에 또 다른 형태의 비영리법인을 인수합병하는 거래가 있었다. 그것도 법원의 결정으로. ‘인가전 M&A'란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방식으로 보바스병원의 개설자인 늘푸른의료재단이라는 비영리법인이 주식회사 호텔롯데에 인수된 것이다.
한술 더 떠 호텔롯데는 인수합병이 결정되기 전에 회사의 정관을 바꿔 의료업을 포함시키기도 하였다. 선의로 비영리법인을 공익에 맞게 운영하는 사회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호텔롯데가 비영리법인을 사실상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비영리법인은 그 목적에 맞게 공익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영리의료법인의 출발이라고 보는 일부의 시각도 잊음을 잊지말자.
방만한 경영을 한 재단측도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인수자에 대한 판단도 하지 않고 이를 인정해 준 법원도 문제가 있다. 많은 의료재단 소속 병원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하면 위 제도를 통해 '주식회사의 품으로 갈까'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