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1차 파업에 결의하며 2005년 12월 이후 11년 만의 파업이 현실화했다.
5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오는 20일 밤 0시부터 이달 31일 자정까지 12일간 1차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사측과 여러 차례 임금 협상을 통해 교섭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그러나 사측은 1.9% 인상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전혀 변화가 없이 조합에 일방적인 양보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이어 “임금 협상안 타결을 위해 신의성실의 모습 대신 조합 집행부에 대한 징계를 남발하고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이에 조합은 부득이하게 필수유지업무 유지율을 유지하며 합법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B737을 제외한 전 기종 기장 조합원 지명 파업이다. 파업 지명자는 1차 신청자 우선 선정 후 무작위 선발한다. 노동조합은 “1차 파업에서 B737 기종을 제외한 이유는 연말 국내선 이용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이날 사측에 파업 돌입을 위한 지명 파업 명단을 통보했다. 항공업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어 사측에 파업 10일 전 통보를 해야 한다. 다만 노조의 파업에도 항공기 운항에 대규모 차질을 빚지는 않는다. 항공산업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을 해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국내선 50% 이상은 정상 운행해야 한다.
이에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가 교섭을 앞두고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는 노조와 대화를 통해 원만한 교섭 타결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승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파업에 대해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 사측과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이 결렬된 이후 10개월 가까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말 사측에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2월 19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해 87.8%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조종사 노조는 37% 임금 인상을, 사측은 1.9%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10년간 임금 인상 폭이 지나치게 작아 큰 폭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