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자 미래엔과 자산 평가액 입장차 커…매각주관사 미래에셋 펀드 조성 인수 전망도
한진중공업그룹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륜E&S 등 에너지 계열 3개사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올 연말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서는 언제 매듭지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매각주간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9월 26일 실시한 대륜 E&S(한진중공업홀딩스 100% 지분 보유), 대륜발전(한진중·대륜E&S 58.4% 지분 보유)과 별내에너지(한진중·대륜E&S 100% 지분 보유)를 공개입찰을 통해 단독응찰한 미래엔(옛 대한교과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자산가치 등에 대해 양측간 의견 차이로 뚜렷한 협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엔 측은 지난 9월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후 현 시점까지 한진중공업그룹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진중공업 측은 매각주관사를 통해 미래엔 측에 ‘가부의 결정’을 알리는 별도의 통보가 없었다면서 아직 미래엔이 제시한 입찰의향서를 검토 중인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그룹 측과 미래엔 측간에 매각 회사의 자산가치 평가액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IB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엔 측과의 매각 작업을 포기하고 매각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측에서 별도의 펀드를 조성해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진중공업의 에너지 3개사 매각 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가스공급자인 대륜E&S 외에 다른 계열사들은 사업성이 떨어져서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민자발전과 집단에너지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패키지 매각을 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계열사 이외에도 부동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 서구 원창동 391번지 외 19필지, 부산 서구 임남동 소재 토지, 서울 본사 사옥, 부산 연구개발(R&D) 센터, 인천 서구 석남동 소재 토지, 인천 서구 석남동과 원창동에 있는 필지 등을 매각했다.
하지만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인천 율도 부지, 다대포 공장, 동서울터미널 등 자산 매각이 지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