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린, 트럼프에 선전포고 “미국 기업 M&A 막으면 미국 내 엄청난 일자리 없어진다”

입력 2016-12-1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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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지난달 28일에 발생한 오하이오 주립대 흉기테러 피해자 가족을 만난 후 취재진에게 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중국 최대 부호인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정책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12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왕 회장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크리스토퍼 도드 미국 영화협회 회장을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이날 포럼 연설에서 도드 회장이 자신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예정이며 트럼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왕 회장은 “그래서 나는 도드 회장에게 ‘내가 미국에 100억 달러 넘게 투자했으며 2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만약 무언가 잘못되면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일자리를 잃는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왕 회장이 제3자를 통해서까지 트럼프에 자신의 입장 전달에 나선 것은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정치권에서 거세게 부는 보호무역주의 때문이다. 지난달 말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왕 회장의 미국 할리우드 시장 공세를 정조준하며 우려를 표했다. 왕 회장이 최근 몇년간 공격적인 M&A를 통해 미국 영화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고, 향후 M&A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슈머 대표는 잭 루 재무장관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마이클 프로먼 대표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다롄완다그룹과 같은 중국 기업들의 미국 기업 인수가 중국 정부의 이익에 맞춰 조정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고위인사까지 중국의 미국 기업 M&A에 대한 우려를 표함으로써 중국기업 M&A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게 됐다.

완다그룹은 지난 몇 년간 엔터테인먼트 기업 M&A를 통해 세계 최대 극장 업체로 급부상했다. 완다그룹은 26억 달러에 미국 극장체인업체 AMC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에 영화제작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할리우드 TV 콘텐츠 제작사 딕클라크프로덕션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20세기 폭스나 타임워너의 자회사 워너브라더스와 같은 대형 영화사 인수에도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왕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최근 자신의 M&A 행보에 대해 의회에서 나온 반대의 목소리는 수많은 의원 중 한 명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직에 공식 취임해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 대한 어떤 입장을 보일지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할리우드 영화들이 성장세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기업의 미국 투자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보호무역주의 대선 공약들이 주로 중국과의 공산품 무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하며 자신이 당선될 경우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 제품에 45%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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