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적인 인상파 대가 ‘르누아르의 여인’힐링전...서울시립미술관

입력 2016-12-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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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테마로 단일작가를 조명한 최초의 전시...2017년3월26일까지

▲목욕하는 두 여인
“그림은 영혼을 씻어주는 선물이어야 한다.”(오퀴스트 르누아르)

우리에게는 관능적인 누드화가로 익숙한 인상파 대가 오퀴스트 르누아르(프랑스·1841~1919)의 귀중한 작품이 한국 팬들을 만난다.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17년 3월 26일까지.

“그림이란 사랑스럽고, 즐겁고, 예뻐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그의 말대로 이번에 선보인 그의 작품들은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힐링’ 그 자체다. 이 때문에 그의 그림은 시공을 초월해 삶에 대한 낙관과 긍정의 이미지로 행복과 치유를 향유한다.

이번 전시는 전 세계에 소장된 르누아르 작품 중에서 여성을 주제로 한 ‘진품 명작’들이다. 미국과 멕시코, 이스라엘 및 유럽의 30여 국공립미술관과 사립미술관 그리고 르누아르 화상이었던 뒤랑-뤼엘의 후손들이 소장하고 있는 개인 소장 작품들이다. 미국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를 비롯해 프랑스의 오랑주리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이스라 엘의 텔아비브 미술관, 이스라엘 미술관, 영국의 맨체스터 시립미술관,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스위스의 취리히 미술관, 루가노 미술관 등이 주요 작품대여 미술관이다.

화가 겸 조각가로 활약한 그의 화풍은 인상주의 특징인 서로 맞닿아 흐릿해진 색채들은 물론 대담한 색채, 명암의 교차, 관능적인 여성 누드화를 그려내고 있다. 그는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화가의 따듯한 시선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을 만나는 순간 행복하고 마음의 치유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르누아르가 사랑한 여성’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단일작가를 조명한 최초의 전시라 점이 눈길을 끈다.

▲젖먹이는 여인
르누아르는 프랑스 리모주 출생의 르누아리는 4세 때 파리로 이사했다. 재단사인 아버지와 재봉사였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난한 양복점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노래와 그림에 재능을 보였다. 아버지는 르누아르가 리모주의 전통 예술인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화공이 되길 바랐다. 13살 때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도자기 공방의 도안사로 들어가 꽃 장식이나 복잡한 도안을 그렸다.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이때다. 점심시간에는 루브르미술관에서 J.A.와토나 B. 부셰 등의 작품에 이끌렸다. 특히 르누아르는 루벤스가 살갗을 부드럽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고 한다. 공방이 문을 닫자 겨우 부채나 발에 그림을 그렸다.

르누아르는 에콜 데 보자르(프랑스 국립미술학교)와 또 화가 글레이르 화실에 동시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누드 습작, 데생, 원근법 등 예술의 기술적인 면들을 습득했다. 이곳에서 C.모네, A.시슬레, 바지위 등을 알게 됐다. 또 C.피사로, P.세잔, J.B.A.기요맹과도 친분을 맺는다. 훗날 인상파운동을 지향한 젊은 혁신화가들과 어울렸다.

초기에는 코모, 들라크루아, 쿠르베 등의 영향을 받았다.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 종군한 후에는 작풍은 점차 밝아졌다. 1874년 제1회 전람회에는 ‘판자 관람석’(1874)을 출품했고, 제2회와 제3회에도 참가해 한동안 인상파 그룹의 일원으로 더욱더 눈부시게 빛나는 색채표현을 전개했다. 대작 ‘물랭 드 라 갈레트’(1876)와 ‘샤토에서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1879)이 인상파시대의 대표작품이다.

▲장미꽃을 꽂은 금발여인.
그러다가 전환점이 생긴다. 1881년 이탈리아를 여행, 라파엘로나 폼페이의 벽화에서 큰 감동을 받는다. 이때부터 화풍이 달라진다. 작품은 색감과 묘법이 크게 바뀌었다. 즉, 담백한 색조로써 선과 포름을 명확하게 그려서 화면을 구성한 것. 고전적인 경향을 띤 작품들로 ’목욕하는 여인들‘(1884~1887) 등을 그렸다. 이후 인상파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는다. 풍부한 색채 표현을 되찾아 원색대비에 의한 원숙한 작풍을 확립했다. 1890년대부터는 꽃, 어린이, 여성, 특히 ‘나부(裸婦)‘(1888) 등은 강한 의욕으로 빨강이나 주황색과 황색을 초록이나 청색 따위의 엷은 색채로 떠올리면서 부드럽고 미묘한 대상의 뉘앙스를 관능적으로 묘사한 걸작으로 꼽힌다.

프랑스 미술의 우아한 전통을 근대에 계승한 뛰어난 색채가였던 르누아르는 완벽을 추구한 작가로 유명하다. 말년에 지병인 류머티즘성 관절염 때문에 손가락에 연필을 매고 그리면서도 마지막까지 제작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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