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정유사인 아람코(Saudi Arabian Oil Co.)의 지분 49%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현지 경제신문인 알 에크티사디아(al-Eqtisadiah)를 인용, 보도했다. 이같은 매각 지분 비율은 지난 4월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가 밝힌 ‘5% 미만’에서 대폭 확대된 것이다.
익명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람코를 상장한 후 10년 간에 걸쳐 지분 49%를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석유 의존형 경제구조 개혁과 유가하락으로 부족해진 재정 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당초 아람코의 지분 5% 정도를 2018년까지 매각해 2조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모하메드 라마디 독립 애너리스트는 "당초 계획보다 크게 확대된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엄청난 석유 매장량에 관심있는 세계의 정유회사와 전략적 주주를 유치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 조지타운대학의 폴 설리반 교수는 "석유를 대량 수입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지분 매입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원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설리반 교수는 그러나 아람코를 상장해 지분을 매각하려면 인적자원에서 송유관, 정유시설, 정보시스템 등에 이르기까지 유형·무형 자산을 정밀하게 평가해야 하고 경영의 투명성 보장과 완전한 감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람코의 지분 매각 자금은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이 관리하게 되는데 운영자금 규모가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 소프트 및 버크셔 해서웨이 등을 모두 사고도 남을 규모가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정부 예산의 90% 상당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올 정부 수입이 5280억 리얄(1410억 달러)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3년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