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신 수익원 확보를 위해 10년간 BC카드가 독점하던 은련카드 전표매입업무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관광객들이 국내 가맹점에서 은련카드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전표를 매입해주고 은련카드로부터 수수료 받는 구조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22일 은련카드와 가맹점 전표 매입·정산 업무 처리, 은련카드 고객에 대한 국내 가맹점 인프라 제공 등을 핵심으로 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전표매입업무는 중국인 등이 국내에서 결제할 때 발생하는 매입전표를 수거해 은련카드에 고객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달해주는 업무다. 이 일을 대행해주고 은련카드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신한카드 측은 수수료 수입 규모는 계약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다른 국제카드사인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전표매입업무 수수료(2% 미만)와 비교하면 상대적인 규모는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인 결제액(4조3293억 원)을 기준으로 최소 1.5%로만 잡아도 상반기 수수료 수입만 약 650억 원이다. 그동안 은련카드 전표매입 업무는 BC카드가 2005년부터 단독으로 맡아왔다.
신한카드가 은련카드 전표매입 시장에 뛰어든 것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한 업황 악화에서 신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국 관광객 증가로 인한 결제액 급증도 주된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이 급증하고 있음을 고려해 장기 사업성을 보고 1등 카드사가 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신한카드 빅데이터 센터 등이 발표한 ‘2016년 상반기 외국인 신용카드의 국내지출액’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인들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은 4조3293억 원이다. 4년 전인 2012년 상반기(7858억 원)와 비교하면 5.5배가 증가했다.
외국인 카드 이용액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상반기에는 28%였지만 올해는 62%로 큰 폭으로 늘었다.
업계는 신한카드가 뛰어듦으로써 BC카드의 수수료 수입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독식하던 한정된 시장에 추가 사업자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BC카드는 새로운 경쟁자가 생긴 만큼 서비스 차별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BC카드 관계자는 “경쟁력을 키우면 수수료 수익 감소 등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은련카드 전표매입 업무 진출을 희망했지만 결과적으로 좌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