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가 이랜드월드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30일 한신평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자구계획 이행에도 불구하고 수익창출력 대비 차입금이 과중해 원리금 상환능력에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유로 △그룹 패션부문의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영업활동으로는 잉여현금창출이 어려운 점 △계열 전반의 재무 부담이 과중한 가운데 자구계획 이행성과에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는 점을 반영했다.
특히 중국패션 브랜드들의 경쟁력 약화, 중국 및 국내 뉴발란스 사업의 성장성 둔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이후 그룹 주력인 패션부문의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현 수준의 수익성에서는 CAPEX, 법인세, 자본비용 등 경상적인 지출로 인해 영업활동만으로는 원리금상환 재원 마련을 위한 잉여현금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랜드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213억 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계열전반의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자본시장 접근성이 약화된 가운데, 자구계획의 성과에 외생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랜드는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가 각각 317.9%, 51.5%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랜드월드는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재무개선안을 수립하고 이를 순조롭게 실행해 왔다며 이번 한신평의 신용등급 평가 결과에 강하게 반박했다.
우선 티니위니와 부동산 매각 등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고 있으며, 공모리츠 상장과 이랜드리테일의 상장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신용등급 하락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9월7일 한신평의 이랜드월드 평정 의견서에서 제시한 향후 등급 하향 조건은 △중국 패션법인 등 주력 자회사들의 영업실적 가변성이 지속될 경우 △이랜드리테일 IPO와 부동산 매각이 원활히 진행 되지 못할 경우 △연결기준 순차입금 대비 현금성 영업이익 지표가 7배를 상회하는 경우 등이었다며 이번 평가 시점에는 위 하향 조건에 전혀 해당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하락을 낸 것은 불합리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이랜드 고위 관계자는 “일관성 없는 고무줄 잣대로 평가하는 것 같아 심히 유감”이라며 “이번 결과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