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5. 알영

입력 2017-01-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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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건국 신화의 또 다른 주인공

알영(閼英)은 신화상의 인물로, 아이영(娥伊英) 아영(娥英) 아리영(娥利英)이라고도 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13세에 신라의 건국시조인 혁거세와 혼인을 하였다. 제2대 남해왕의 어머니이다. 신라에서 시조묘 제사를 담당했던 아로가 남해왕의 누이동생이라고 하는데, 알영의 소생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신라의 건국신화에는 알영이 사량리에 있는 연못인 알영정에 등장한 용의 옆구리에서 태어났으며, 한 노구(老軀)가 길렀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산신 계통의 건국신화에는 선도산 성모가 알영을 낳았다고 하였으며, 혁거세와는 남매로 설정되어 있다.

신라의 건국신화에서는 시조비인 알영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대 양대 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모두 시조인 혁거세뿐 아니라 시조비인 알영의 독자적인 탄생담이 실려 있다. 뿐만 아니라 알영은 시조왕인 혁거세와 함께 2성(二聖)으로 불렸다고 한다. 알영은 혁거세와 혼인하여 왕비가 된 뒤에는 혁거세가 6부를 돌며 위무할 때 동행하여 농사와 누에치기에 힘쓰도록 권장하여 토지의 이로움을 다 얻게 하였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혁거세는 나라를 다스린 지 61년 만에 하늘로 올라가고 7일 후에 몸뚱이가 땅에 흩어져 떨어졌으며, 왕후인 알영 역시 세상을 떠났다. 나라 사람들이 합장을 하려고 했더니 큰 뱀이 나와서 내쫓아 못하게 하므로 5개의 능에 각각 장사지냈다고 한다. 이 능은 사릉, 혹은 오릉이라고 하는데 경주 담엄사 북쪽에 있다. 현재 경상북도 경주에는 시조릉으로 전승되는 오릉이라고 불리는 무덤이 있다.

▲신라에서 이성(二聖)으로 불린 시조비 알영이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알영정의 모습. (김선주 저자 제공)

신라의 건국신화에서 시조 왕비가 비중 있게 나타나는 이유는 신라의 건국과정에서 알영이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건국신화에서 독자적인 탄생담이 실려 있는 경우 시조 전승과 관련 있다는 점에서 알영 역시 신라 형성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 유력 집단의 시조 전승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알영 설화에서 계룡(鷄龍)이 등장하고 후대 김씨의 시조인 알지의 탄생담에서도 닭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닭 토템을 가진 김씨 부족으로 이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알영 설화는 용 토템에 가까우며 닭 토템을 가진 김씨 세력과 연결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신라 건국신화에서 알영의 독자적인 탄생담이 남아 있다는 점, 알영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는 탄생지인 우물인 알영정이 시조릉으로 전해지고 있는 오릉 권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시조묘의 제사를 여성인 아로가 지낸다는 점 등에서 알영은 사로국 단계에서 건국시조로 숭상되었으며, 후대 혁거세를 상징으로 하는 세력이 신라를 장악하면서 혁거세를 시조왕으로, 알영은 시조비로 하는 건국신화가 형성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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