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G와의 ‘프레너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프레너미는 친구를 뜻하는 영어 단어 ‘프렌드(friend)’와 적(敵)을 의미하는 ‘에너미(enemy)’의 합성어다. 한쪽에서는 서로 협력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를 뜻한다.
3일 (현지 시간) 삼성전자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 메모리 얼라이브 센터에서 ‘QLED TV ’ 공개 행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지만 양 사가 아주 진지하고 신중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LDC 패널 공급 중단 통보를 받고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체 판매량의 7%에 해당하는 300만~400만 대의 패널을 샤프로부터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샤프를 인수한 대만 훙하이 그룹이 일방적인 공급 중단을 통보하며 패널 공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 내년 2분기를 목표로 40~60인치대 프리미엄 제품을 요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과 LG의 액정 구동방식 차이를 들어 패널 공급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삼성과 LG가 각각 VA, IPS 패널을 사용하고 있어 추가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김현석 사장이 LGD와의 협의에 대한 언급을 하며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최대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업체 간 협력을 강조해 온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태도를 감안할 때 패널 공급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생산 여력과 향후 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해 삼성전자에 대한 공급 물량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