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꿈꾸는 아이들

입력 2017-01-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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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놀부 이야기는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에서 나온 금은보화로 흥부네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빠진 이야기가 있다. 흥부네에는 10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 그 아이들의 삶은 어땠을까?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금은보화는 빈곤한 환경에서 성장해 온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아동기에 겪는 빈곤은 신체·정서·인지 등 모든 영역의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그 후유증은 성인 때까지 영향을 끼친다. 빈곤으로 인한 박탈, 결핍의 경험은 아동을 빨리 철들게 하고, 성장과 배움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자신감과 가능성을 빼앗는다. 더 나아가 빈곤은 아동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심지어 미래의 꿈까지 영향을 준다. 빈곤을 인지한 아동은 스스로 꿈을 포기하거나, 무기력하게 꿈조차 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월드비전은 빈곤 계층 아동이 꿈을 찾아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꿈꾸는 아이들’이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빈곤 아동들이 겪고 있는 상황 그 자체를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사업에 참여한 아이들의 눈빛은 확연히 달라졌다. 삶에 무기력했던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꿈을 지지해 줌으로써 빈곤 아동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아동기 빈곤 문제는 성인의 빈곤과 다르고, 간단하지도 않다. 단순히 제비가 준 금은보화만으로는 아동 빈곤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빈곤 아동에 대한 접근은 경제적 지원에 집중하거나, 현재 발생한 문제 또는 미래에 발생하게 될 부정적 문제의 해결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지원 역시, 빈곤으로부터 초래되는 부정적 문제를 제거하고 축소하기 위해서 당연히 필요한 접근이다. 다만 여기에 빈곤 아동 스스로가 본인의 가치를 깨닫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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