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지 30주기를 맞았다. 박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1987년 1월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 연행됐다. 경찰은 함께 학생운동을 하던 선배의 소재를 대라며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 가혹 행위를 했고 박 열사는 쇼크사했다. “책상을 내리쳤을 뿐인데 죽었다”며 사건을 은폐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같은 해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12번째 주말 촛불집회가 개최되는 14일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 행사도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는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와 서울대학교민주동문회, 서울대총학생회 주최로 30주기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김학규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묘소 참배행사는 묵념을 시작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분향, 박 열사의 약력 소개, 김세균 기념사업회장 등의 추도사, 추모시 낭독 등의 순서로 30분간 진행됐다.
행사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기념사업회 관계자, 서울대 동문·재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서울로 장소를 옮겨 오후 2시 옛 남영동 대공분실 마당에서 30주기 추모제를 진행했다.
이후 3시40분부터는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사전행사로 박 열사를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11년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영결식을 계기로 모인 시민들이 결성한 ‘이소선합창단’이 추모 공연을 펼친다.
부산에서도 박 열사에 대한 추모가 이어진다. 오후 6시부터 부산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본행사에서는 박 열사 관련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박 열사의 누나 박은숙씨가 시민들과 만난다. 박 열사의 부산 혜광고 28기 동문은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친구 종철이를 그리워하며’ 음악회와 사진전시회를 개최한다.
한편 대구와 울산 등에서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고 박 열사를 기리는 시민행동 촛불집회가 이어진다. 경남 창원, 진주, 김해, 양산, 거제, 사천, 통영, 거창, 산청, 고성 등지에서도 시국대회가 개최돼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