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체, 정확한 음성인식 개발 경쟁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tvN 드라마 ‘혼술남여’에서 주인공 박하선은 답답한 일이 있을 때마다 스마트폰과 대화를 시도한다. “왜 이렇게 짜증 나는 일이 많아?” 스마트폰에 대고 얘기하자, “만화가 보고 싶으세요? 만화 사이트를 추천해 드릴게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더 답답해진 박하선은 “말을 말자”라며 애꿎은 스마트폰에 화풀이한다.
얼마전까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는 ‘사오정’으로 불릴 정도로 말귀를 못알아 듣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생활에 편리함을 준다기보다, 장남 삼아 심심할 때 한 번 해보는 정도로 여겼다. 이랬던 음성인식 AI 비서가 최근에는 점점 똑똑이로 바뀌고 있다.
딥러닝 기술이 궤도에 오르면서 AI 기능이 탑재된 가전제품의 기능은 빠른 속도로 향상될 전망이다. 음성인식은 AI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으로 구현된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딥러닝이 컴퓨터를 바로 이 방식으로 학습시킨다. 목표 내용을 직접 주입하기보다 무수한 데이터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컴퓨터가 알아서 찾아내도록 설계한다. 따라서 방대한 경우의 수를 탐색, 가장 주도적인 관련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딥러닝의 핵심이다.
글로벌 업체들도 AI 비서 서비스 대중화와 함께 비서들의 음성 인식률 높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인의 음성을 TV 앵커의 목소리와 구분하고,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 수집에 나서고 있는 것.
아마존은 ‘알렉사’의 자동차 적용을 위해 도로 소음과 자동차 내부 소음 등을 분리하는 소음 제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두는 다양한 지역의 방언이 많이 쓰이는 중국의 특성을 감안해 중국 방언 수집에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음성인식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사례를 딥러닝으로 학습시켜 정확하게 언어를 인식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앞으로 데이터가 쌓여감에 따라 점점 인식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