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최대 변수, 중도보수 단일화로 양자구도 성사 여부…다자구도선 문재인 40%”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선거 변수가 커졌다. 반 전 총장의 바람, 이른바 반풍(潘風)이란 변수가 제거된 대선 정국에서 남은 가장 큰 변수는 독주 중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항할 중도·보수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로 꼽힌다. 즉, 대선이 일대일의 양자 구도로 압축될지 다자 구도로 치러질지가 관건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선거는 결국 구도 싸움”이라면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와 다른 후보 간 양자 구도가 성사될지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이었던 반 전 총장이 떠나 이제 원내 4당 후보들 간 경쟁을 벌이게 된 상황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 간의 연대, 후보단일화가 이뤄질지에 따라 대선 구도 및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로선 진보와 중도, 보수 후보 각 1명씩 삼자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다소 높은 편이다. 중도에선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국민의당 합류 예고설이 나오는 가운데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까지 가세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경선을 치르더라도 안 전 대표가 이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보수 후보의 경우 새누리당에선 출전설이 나오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 중이나 바른정당의 주자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대가 이뤄져야 단일 후보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다자 구도로 치러질 경우 현재 ‘1강’ 체제를 구축한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할 것이란 데에 목소리를 같이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시점에서 본다면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양자 구도에서 ‘문재인대세론’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여당인 새누리당, 바른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으니 양자 구도는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도 “다자 구도로 간다면 지지층이 견고한 문 전 대표는 40% 가까운 지지율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 유리하다”며 “보수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보수층이 안 전 대표로 흡수되면서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단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은 황 대행과 유 의원에게 흡수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도 수혜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어, 민주당 경선이 가열될 가능성까지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은 이념적으로 보수중도, 연령대로는 60대 이상이라는 데서 황 대행으로 옮겨가는 동시에 영남 출신이면서 중도보수 성향이 강한 안 전 대표에게도 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충청대망론의 유력 후보가 사라져 그 불씨가 안희정 지사로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문재인 대 안희정의 대결로까지 예상할 수 있는 정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