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향후 미국 시장에 총 31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정진행 사장은 지난달 블룸버그 등 내ㆍ외신과 만나 이 같이 밝히고 신공장 건설 및 새로운 SUV 모델 생산 계획을 밝혔다.
구영테크는 현대기아차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사다. 현대차의 미국 투자 규모가 확대된다면 알라바마주에 위치한 현지법인 구영테크USA(Guyoung Tech USA, 지분율 100%)의 매출 향상도 기대된다.
이 법인은 자체 생산 및 영업능력을 갖추고 미국 자동차 협력업체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구영테크는 디트로이트에 물류창고를 두고, 알라바마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 기아차 공장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지난 5년간 미국 공장 및 연구개발(R&D) 시설에 21억 달러(약 2조4000억 원)를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구영테크 실적에 미친 긍정적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현대차의 미국 투자 계획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신차종 등 생산 방향과 새로운 협력사 선정 등 변수는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정책을 강하게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회귀가 이어지고 있다”며 “3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장의 모멘텀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구영테크를 현대차 미국공장 증설 시 실적 시나리오군에 포함시키고 2020년까지 매출 1950억, 순이익 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1.1%에서 2.3%로 1.2%포인트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투자 계획에서 미국 2공장 증설은 일부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투자가 아니라 신차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와 R&D가 주요 골자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SUV 생산을 위한 2공장 설립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미국 2공장 설립 시 관련 부품사들의 성장성 확대가 전망된다”며 “2017~2018년에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증가로 부품사의 동반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