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로레알이 영국 스킨케어 브랜드 더바디샵을 10억 유로(약 1조2204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로레알은 투자은행인 라자드와 매각에 대한 실무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로레알은 지난 2006년 3월 천연화장품에 대한 수요 증가를 따라잡기 위해 더바디샵을 6억5230만 파운드(약 9335억 원)에 인수했다. 현재 회장직을 맡은 장 폴 아공이 최고경영자(CEO) 직에 오르기 직전 주도한 첫 인수·합병(M&A)이었다. 당시 아공은 더바디샵 사업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인수 당시 50개국 2000개 매장이었던 바디샵 사업규모는 현재 66개국 진출, 3000여 개의 매장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아공 회장의 바람과 달리 더바디샵은 로레알 산하의 다른 브랜드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이어왔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상반기 더바디샵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3억9860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720만 유로에서 2220만 유로로 급증했다. 회사는 이러한 실적 부진의 원인을 홍콩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침체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영국과 호주, 캐나다와 같은 주요 시장에서 확장 노력이 실적에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바디샵은 1976년 사회환경운동가 데임 아니타 로딕과 그의 남편이 기존 화장품을 대체할 천연 화장품 브랜드로 설립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로딕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등 윤리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로레알은 최근 스킨케어 브랜드 강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캐나다 제약회사 밸리언트로부터 총 13억 달러에 3개의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세라비(CeraVe)와 아크네프리(AcneFree), 앰비(Ambi) 등을 사들였다.
더바디샵이 로레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 로레알은 지난해 상반기 128억900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은 258억5000만 유로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레알은 9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더바디샵 매각 검토 사실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