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대학 새내기들 “선배들 사이버폭력, 무서워요”
"야야, 내 학번 밑으로 꿇어""인사 제대로 안 하냐??""너부터 FM(과 형식대로 하는 자기소개) 해봐"
대학 선배들의 '똥군기', 다 옛말 아니냐고요?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그러냐고요?
과방에서, 동아리방에서, 술자리에서 행해지던 선배들의 군기 잡기, 휴대폰으로 영역이 넓어지면서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가능해졌죠.그야말로 단톡방과 SNS 등에서 행해지는 '사이버 폭력'입니다.
'○○대 경영학과 17학번 단톡방 만들었습니다''○○대 항공학과 단톡있나요? 초대해주세요'
본격적인 입학 시즌,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 '오르비(오르비스 옵티무스)' 등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단톡방 초대 요청 글'이 쇄도합니다.합격 통보를 받은 대학 신입생들은 입학 전 단톡방에서 동기들과 미리 친분을 쌓고, 정보를 교환하곤 하죠.
그렇게 '카톡 우정'을 쌓은 신입생들, 입학 전 끈끈한 동기애를 나눴건만 그 속에 재학생 선배가 숨어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바로 신입생들의 카톡에 몰래 들어와 감시하는 일명 '프락치' 선배입니다.
"너 수능 망쳐서 우리 학교 온 거라 그랬잖아""그 신입생, 과 생활 안 할거라던데?"
동기와의 유대감으로 나눈 사적 이야기를 모두 지켜본 프락치 선배.'선배와의 소통'을 위한 것이라 포장한 단톡방 위장 잠입은 입학 초부터 갈등을 낳기도 하죠.
이렇게 요란하게 시작한 학교생활.단톡방 군기 잡기는 여전합니다.
'카톡 안 읽은 사람 누구야? 바로바로 안 읽냐?''답장은 존경심을 담아서 10줄 이상 하라고''이모티콘 쓰지 말고 마침표 붙여''카톡 마지막 대답은 너희가 하는 거야. 씹지 마'
어디 문자 메시지뿐인가요.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친구 요청 먼저 하기, 요청 후 메시지로 인사하기, 선배가 친구 요청했을 경우 10분 내로 수락하기 등 말도 안되는 매뉴얼이 따라옵니다. 일전에는 새벽에 선배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른 후배에 밤잠을 깨웠다며 훈계한 글이 논란이 되기도 했죠.
심지어는 SNS에 마음대로 사진을 올릴 자유를 앗아가기까지 합니다.작년 한 대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공지한 '입학 전 학과규정'에는 'SNS 관리'라는 카테고리로 모든 SNS에서 이성친구와의 글과 사진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 사진 등을 올리지 못하게 하기도했죠.
'요즘 같은 시대'엔 없을 것 같지만, 아직 남아있는 '똥군기'와 'SNS 갑질'.이렇다 보니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입생들은 '선후배 관계'가 대학생활의 큰 걱정거리를 차지합니다.
똥군기에 프락치에 SNS갑질까지…싱그러워야할 대학생활에 '젊은 꼰대'가 웬말입니까.
"선배님들, 이건 아니잖아요"